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기자들을 일자리를 잃는다? ‘인공지능’ 혹은 ‘로봇 저널리즘’ 으로 불리는 알고리즘에 대한 두려움은 이런 방식으로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저널리즘과 관련한 알고리즘을 생산, 유통, 비지니스 등으로 세분화해서 본다면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랩장은 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저널리즘의 알고리즘을 생산(기사 작성과 팩트체킹 알고리즘), 유통(뉴스 배열 알고리즘), 비니지스(광고 거래 시스템) 등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체를 뭉뚱그려 ‘인공지능’으로 표현해버리면 논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분야는 비지니스다. 이 랩장은 “광고의 경우 직접 만드는 것보다 구글 에드센스 등 인공지능 영역에 맡겼을 때 광고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구글 에드센드 알고리즘은 광고를 실시간으로 타깃 맞게 매칭 해준다. 이 경우에는 이미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

이 랩장은 나머지 두 개 분야, 생산과 유통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간 저널리스트가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은 가설과 가정에 기반하는데 90% 이상이 애초 예상과 달리 나온다는 것. 이 랩장은 “가설이 무너지는 순간 알고리즘 모델은 예측력을 잃게 되는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 8월25일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스토리텔링 진화'에서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랩장이 강연에 나선 모습. ⓒ이치열 기자
이 랩장은 “그렇기 때문에 가장 성공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낸 사람도 앞으로의 일을 감히 예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구글 연구원으로 알려진 제프리 힌튼은 인터뷰를 할 때마다 5년 후의 일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극작가나 소설가를 뛰어넘는 데는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저널리즘 생산과 유통 분야에서 알고리즘이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 랩장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내팽겨 치고 팩트체크를 하지 않으면 그 영역을 대체하는 알고리즘이 언제든지 만들어지고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기술의 견제에 대해 긴장보다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랩장은 알고리즘의 등장이 “또 한 번 진입장벽을 무너뜨렸다”고 표현했다. 가령 팩트체크의 경우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그만한 인력과 자금이 없는 언론사에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소규모 언론사에서도 손쉽게 팩트체크가 가능하다.

저널리즘과 관련한 알고리즘은 이미 등장했다. 이를 없는 일로 할 수는 없다. 이 랩장은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우위인지 인공지능이 우위인지를 다투는 일보다는 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랩장은 “체스 대회에서 우승했던 팀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형태였다”며 “인공지능 뉴스의 미래는 대체가 아니라 활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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