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로 예정됐던 추가경정예산의 국회 통과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여야3당이 서별관 및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와 추경 통과를 연계하기로 합의했으나, 새누리당이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청문회 증인 채택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라면 오늘 추경안이 통과되어야하는 날이지만 청문회 증인채택 관련 협상에 진척이 없어 오늘 추경안이 통과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애초에 추경안을 제출하게 된 배경이 결국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때문에 생긴 여러 부실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여러 실업자들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다. 왜 이런 부실이 발생했는지 등에 대해 점검도 하지않고 세금을 투여할 수는 없다”며 “핵심증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버티기로 일관한 집권여당의 태도에 강력히 항의한다.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은 핵심증인 채택에 동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금 지원이 결정됐을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안종범 수석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서별관 회의에서 조선해운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한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특정 인물을 망신주고 손가락질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라며 최 의원과 안 수석에 대한 증인 채택을 반대하고 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 협상 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포커스뉴스
우상호 원내대표는 각종 의혹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을 국회로 부르겠다며 새누리당을 향해 새로운 쟁점을 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우 수석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국회차원의 운영위 소집을 정식 요구한다. 우병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두 분 다 운영위에 출석시켜서 이 문제에 대해 현안 점검을 해보자 제안하겠다”며 “이번주 중에 운영위 소집을 이야기할 것이고, (여당도) 협상에 응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더민주과 국민의당은 이미 ‘서별관 청문회’ 하나만을 추경과 연계하면서 새누리당에 양보를 했다. 야3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을 보장하는 ‘원포인트’ 8월 임시국회, 국회 내 사드 특위 및 검찰 특위 구성, 서별관 회의 및 조선해운구조조정 청문회 개최, 정부에 누리과정 예산 마련 요구 등 8개사항에 합의했다. 그리고 이를 이를 추경 처리와 8월 임시국회 일정과 연계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여야3당은 12일 서별관 회의 및 조선해운구조조정 청문회 개최 및 추경 처리를 합의했다. 검찰 개혁 특위 구성에서 ‘법사위 논의’로, ‘누리과정 예산 마련’은 ‘정책협의체 구성’으로, ‘세월호 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은 ‘원내대표 간 협의’로 후퇴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부분 새누리당의 입장이 관철된 졸속 합의”라고 비판했다.


막상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서별관 청문회를 관철시키고 나머지를 양보하자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는 모양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22일 추경을 원안대로 통과시켜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5만여명 구조조정에 대비해 추경을 하는 것인데 2명(최경환, 안종범) 때문에 5만 명을 버리려는 것인지 여당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최경환 의원을 배제하는 중재안이 등장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오전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야당이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확보될 수 있다고 하면 저희도 (최경환을 빼는)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체할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들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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