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는 웁니다’ 임금체불 사례, 일상인 게 예술계 현실”
“‘불효자는 웁니다’ 임금체불 사례, 일상인 게 예술계 현실”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서 현직 예술인들 “돈 떼이고 다쳐도 치료비 못 받아” 호소

“제가 실제로 하는 일은 배우가 아니라 배우들의 떼인 돈을 받아주는 일인 것 같다. 최근 임금 미지급으로 논란이 된 '불효자는 웁니다' 같은 일, 매일 일어난다.”

송창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개최한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에서 예술인의 실태를 고발했다. 

지난 19일 서울 혜화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에서 연극배우 등 예술인들이 토론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공부 공무원, 뮤지컬 제작사 대표 등에게 쓴 소리를 내뱉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규헌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장,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과장 등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들과 한승원 HJ컬쳐 대표 등이 참석했다. 

▲ 19일 서울 혜화 예술가의집에서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민규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 한승원 HJ컬쳐 대표, 송창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 김규헌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장, 황승흠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 홍승기 변호사. 사진=정민경 기자
송창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는 “최근 드러난 ‘불효자는 웁니다’ 임금체불과 같은 일이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예술계의 현실”이라며 “2016년 7월 기준으로 방송드라마 미지급 현황이 약 28억 9천 7백만 원이며, 방송연기자 조합원 중 72%가 연소득 1000만 원 이하”라고 말했다.

송창곤 이사는 잘못된 예술계 관행으로 출연료 미지급과 함께 △표준출연계약서 불이행 △불합리한 소개료 △금품요구나 인권침해를 꼽았다. 

송창곤 이사는 “3대 지상파, 외주 제작사 등이 표준계약서를 사용하겠다고 한지 3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시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방송출연 표준계약서를 쓰는 것이 권고조항일 뿐이고 강력 제재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송 이사는 “에이전시가 배우 등을 소개할 때도 법에는 당사자가 20%내외로 자율적으로 정한다고 돼있지만 실제로는 30% 이상을 떼 간다”며 “하지만 근로관계가 없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1997년 고시된 '노동부 고시 제97호-21호 국내유료직업소개요금 1항3'에 해당하는 '패션 및 기타 모델 직종에 해당하는 자를 소개하는 경우 그 소개요금은 보수의 20% 범위 내에서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정한다'고 돼있다. 

촬영현장에서 몸을 다쳐도 제대로 된 치료나 배상을 받지 못한다는 호소도 나왔다. 2011년 ‘신기생뎐’에서 ‘도화’역을 맡은 탤런트 이매리씨는 촬영 과정 중 인대를 다쳤지만 치료비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 2011년 '신기생뎐'에 도화역으로 출연한 탤런트 이매리씨는 토론회에서 자신이 촬영을 하며 다친 치료비는 물론 무용 수업 등 드라마에 필요한 수업까지 자비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매리씨는 “드라마에서 무용하는 장면 등을 연습하다가 고관절 인대를 다쳐 지금도 치료받고 있다”며 “치료비를 못 받은 것은 물론이고 무용 장면을 위한 연습비까지 모두 자비로 충당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매리씨는 “제작사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는 등의 이야기만 돌아왔다”며 “부상 이후 많은 기회비용을 치렀고 이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한 우상전 연극배우는 “현재 정부는 예술인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분류해 정책을 만들고 있는데 각기 다르고 다양한 현장을 오가며 각각 장르특성을 살려 예술인의 복지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해야한다”며 “행정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좀 들어라”고 말했다.

▲ 우상전 연극배우가 예술인 복지정책 토론회에서 연극배우의 열악한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예술인들의 질문과 비판은 끊임없이 이어져 토론회는 예상 종료시간보다 1시간 이상 길어졌다. 이에 주최 측은 어쩔 수 없이 토론회를 종료시킬 수밖에 없었다. 

김규헌 문화예술공정위원회 위원장은 “절절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더 많은 이야기는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이야기하시면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말씀해주신 사례에 대해서는 사실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제도를 꾸준히 정비해서 행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복지정책 추진현황을 보고했다. 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산재보험 제도 도입 △표준계약서 체결 예술인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예술인 신문고 설치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복지정책 현황을 밝혔다.

곽은미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1팀장은 “공정한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만든 예술인 신문고에는 지금까지 275건의 신고가 들어왔고 수익배분에 관한 것이 254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라며 “275건 중 192건의 사건을 종결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두심, 안재모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는 지난해 공연 스태프들에게 총 15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샀다. 공연 스태프로 일한 임모 배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사실을 밝히자 비난여론이 커졌고 이에 해당 제작사인 정철 스토리팜 대표는 지난 20일 밀린 급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zzzzz 2016-08-21 18:17:34
예술로 포장하지마라. 돈이오가는데 예술은 개뿔이 예술이냐. 돈이 오가면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