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 언론대학원 교수 클레이 셔키는 “혁명은 한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이 사회에 확산될 때 혁명은 일어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셔키의 표현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확산되는 지금이 바로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일찌감치 지난해부터 “선형(linear) 미디어 시대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주장해 왔다. 독자들이 더 이상 뉴스 공급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체계적으로 뉴스를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9시 TV 뉴스를 기다리지도 않고 다음날 아침 현관 앞에 배달될 신문을 기다리지도 않는다. 뉴스 소비가 파편화되고 소비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주류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이 약화되면서 새로운 뉴스 공급 및 유통 모델이 출현하고 있다. 느린 변화, 그러나 1년 남짓한 동안 많은 것들이 엄청난 속도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바야흐로 비선형 소비(non-linear consumption) 시대가 시작됐다.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정수 소장은 최근 미디어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 메디아티를 설립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소규모 그룹에 최대 6000만원을 투자하고 맞춤형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 사무공간은 물론이고 스튜디오와 편집실까지 제공한다. 독립된 플랫폼으로 키우는 건 물론이고 주류 언론과 협업 모델도 제안할 계획이다.

강정수 소장을 8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분산 플랫폼 환경을 실감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뉴스가 패키지로 소비되지 않고 맥락을 잃고 파편화돼 떠다닌다는 느낌을 받는다. 독자들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고 페이스북이 그나마 새로운 트래픽 창구지만 뉴스의 파편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도 같다.

“집에 놀러온 초등학생 조카들에게 스냅챗을 보여줬더니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더라. 이게 이 아이들의 감성에 맞는 거다. 네이버가 만든 스노우도 잘 될 것 같다. 미국에서도 버즈피드의 콘텐츠 유통 경로 첫 번째가 페이스북이고 두 번째가 스냅챗이다.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본다는 게 아니라 소비되는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가 다르다. 세대에 따라 다르고 그룹에 따라 다르다. 분산 미디어 시대라는 말이 실감 나지 않나. 네이버도 있고 다음도 있고 나는 안 쓰지만 피키캐스트도 있고 빙글을 보는 사람도 있고 일베도 있고 오유도 있다. 신문을 종이로만 찍어 뿌리던 때와는 다르다. 누구나 좋아하는 채널이 다르고 소비하는 방식이 다르다.”

- 모두가 같은 뉴스를 보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페이스북 친구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타임라인이 달라진다. 일베에는 일베의 정서가 오유에는 오유의 정서가 뉴스를 필터링한다. 특정 뉴스가 부각되기도 하고 묻히기도 한다. 모두가 다른 뉴스를 보는 시대가 됐다.

“필터 버블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생각이 든다. 내 경우에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숨기기 기능을 많이 쓴다. 친구를 맺긴 했는데 그 사람이 쓴 포스트를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야 타임라인을 관리할 수 있으니까. 친구 관계를 필터링하는 거다. 이제는 정보의 선택의 폭이 많아졌다. 그래서 미국 미디어 기업들을 보면 각각의 플랫폼에 따라 별도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매니저를 따로 둔다. 문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아니라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를 다 따로 만들어야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드라마에 중간 광고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 중간광고가 나오는 동안 채널을 돌리지 않고 기다리게 만들려면 광고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에피소드를 배치해야 한다. 내러티브가 바뀐다. 드라마 뿐만이 아니다. 모바일 뉴스 소비는 PC에서 마우스로 스크롤링하던 방식과 다르다. 페이스북이 다르고 유튜브가 다르고 스냅챗이 다르고 다 다르다. 문제는 독자들이 브랜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한겨레인지 중앙일보인지 오마이뉴스인지 모르고 읽다가 창을 닫고 나가 버리니까. 그래서 버즈피드는 백그라운드가 블랙이면 소셜 이슈, 가디언은 오피니언을 회색, 라이브는 보라색, 이렇게 컬러를 지정한다. 폰트도 다르고 글씨체도 다르고 독자들이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어디 들어와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만들어 주는 거다. 언론사들이 분산 미디어의 문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 ⓒiStock

- 분산 미디어 환경이 현실이라고 하지만 뉴스가 파편화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어떻게 독자들을 붙잡을 것인가가 여전히 화두다.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가 아젠다 셋팅인데, 아젠다를 발굴하고 임팩트를 끌어내는 게 리치(reach, 도달률)보다 훨씬 중요하지 않나. 그런데 대부분 언론사들이 트래픽만 신경 쓴다. 종이신문이 잘 나가던 시절에도 사실 발행부수가 지나치게 많았다. 조선일보가 100만부 넘게 팔린다고 하면 외국 사람들은 기절하려고 한다. 르몽드나 FAZ(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너차이퉁) 같은 신문들은 30만∼40만부 밖에 안 된다. 타블로이드지 빌트가 800만부를 찍는다고 하지만 빌트를 쫓아가면 안 되는 거다. 가디언이 선을 쫓아가면 안 되는 거고. 한국의 온라인 저널리즘은 발행부수와 시청률, 트래픽의 함정에 빠져있다. 여기서 빠져나오지 않는 이상 탈출구가 없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이걸 깨야 한다. 잘못된 성과 지표 때문에 잘못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 메디아티 이야기를 해보자.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어떤 미디어 스타트업이 가능할까.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첫째, 미디어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일단 발굴부터 할 텐데. 로봇 저널리즘 스타트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두 번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나타나는 경향인데 모바일과 동영상에 강한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20대를 위한 매체를 찾아보려고 한다. 왜 과거 한겨레나 오마이뉴스 같은 시대를 대표할 매체가 없는 걸까 하는 고민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하고 있는 건 취재를 서포트하는 연구 조직도 만들어 보고 싶다. 출입처 없는 미디어 모델도 가능하지 않을까. 출입처가 없으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보완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려면 수익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한겨레가 뉴스뱅이라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실험하고 있는데 그런 거 할 돈이면 차라리 이런 걸 좀 사라고 말하고 싶다. 직접 해보고 잘 안 되면 굳이 안에서 고민하지 말고 유능한 인재들과 팀을 데려가서 조직에 이식하라는 거다. 내가 주목하는 건 생산 속도다. 동영상 하나 만드는데 일주일씩 걸린다면 그런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관심 갖고 있는 미디어 스타트업 중에 닷페이스 같은 팀은 모바일로 찍어서 카페에 앉아서 두 시간이면 편집을 끝낼 수 있다. 퀄리티보다 메시지와 내러티브에 신경을 쓰니까 가능한 일이다. 퀄리티는 나중에 돈 있으면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지만 내러티브는 쉽게 흉내낼 수 없다. 메디아티가 팀을 꾸릴 때도 가장 고민하는 게 생산성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당장 수익이 많지 않고 인건비 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 다른 미디어 기업에 인수합병 당하는 것도 엑시트(exit) 모델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하면 이렇게 못하겠지만 얘네들 팀을 데려오면 되겠구나 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는 4개월 안에 J커브를 그려주는 거다. 확실한 성장 곡선을 만들고 아직은 수익이 안 되지만 조금만 더 투자하면 규모의 경제가 나오겠구나, 그래서 다음 성장의 발판을 만드는 투자를 받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사진=최창호 Way PD

- 닷페이스는 확실히 기획력은 뛰어난 것 같다. 참신하기도 하고. 그러나 여전히 실험이고 이벤트적 콘텐츠에 그친다는 생각도 드는데.

“닷페이스는 오디언스에 대한 생각이 확실하다. 오디언스를 우리 편을 만들겠다는 생각. 나는 이 친구들에게 우리가 말을 걸어야 할 독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해봐야 서너명이 만드는 미디어다. 어떻게 전체를 다 하냐. 할 수 있는 것 하자는 생각이다. 20대 독자들이 어떻게 뉴스를 소비하는지 어디에 갈증을 느끼고 어떤 콘텐츠에 열광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다른 데서 안 하는 것,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 한겨레가 하는 것, 중앙일보가 하는 것, 이런 걸 해서는 답이 없다. 새로운 걸 찾아자는 게 이 친구들의 강점이었고 실제로 찾아왔다고 본다. 요즘 잘 나가가는 유튜브 크레이이터 중에 만드는 사람은 20대인데 자칫 아재 성향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타겟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착각하기 때문이다.”

- 독자들의 취향을 좇는다는 게 사회적 이슈를 외면하게 되고 자칫 스내커블 콘텐츠로 흐를 위험은 없나.

“오히려 스펙트럼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본다. 20대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거다. 정치 기사를 읽지 않지만 미래가 암울하고 차별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사회에 살기 원하는지 그런 고민이 왜 없겠나. 다만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매체가 없는 거다. 정부를 비판하거나 찬성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건 큰 매체들이 잘한다. 손석희가 더 잘한다.”

- 뉴스는 이미 충분히 있으니 틈새를 노린다는 전략인 건가?

“일본에서는 전문가들의 코멘트만 따는 매체가 있다. 전문가 120명이 각각의 전문 분야에 대해 서너 줄, 짧게는 한두 줄의 코멘트와 함께 기사 링크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그걸 팔로워하는 건데 일정 숫자 이상 팔로우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뉴스는 어디에나 있지만 좀 더 전문적인 콘텐츠를 찾고 싶은 욕망을 간파한 모델이다. 독일에도 비슷한 모델이 있다. 인포메이션 오버로드, 정보가 너무 많아서 걱정인 사람들에게 건강한 필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뉴스 과잉을 돌파할 수 있는 게 퍼스널 뉴스 필터라고 본다. 이런 모델도 제안해 보려고 한다.”

- 최근 미디어 스타트업 동향을 보면 모바일과 동영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텍스트로 매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류해야 한다. 분명한 건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보고 정보를 얻는 시간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거라는 거다.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게 됐다. 지금 10대와 20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콘텐츠 소비 패턴이 전혀 다르다. 트위터가 최근에 레이아웃을 바꾸면서 이미지와 동영상 기능을 강화한 것 알고 있나. 스냅챗을 흉내내는 것처럼 보인다. 인스타그램도 이미 사진보다 동영상 업로드가 더 많아졌다. 스티커 기능도 엄청나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이제 누구나 동영상 취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도 될 정도의 화질이 나온다. 페이스북 라이브가 A롤과 B롤로 두 개 이상의 화면을 동시에 내보내는 기능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게 시작되면 엄청난 변화가 불어닥칠 거라고 본다. 편집된 프레임이 아니라 두 개 세 개의 화면을 동시에 보거나 특정 화면을 키워서 볼 수 있게 된다.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될 것이다.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날 것이다. 며칠 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시청자 수를 집계해 봤더니 1위가 ABC 방송의 페이스북 라이브였고 2위가 또 다른 방송의 유튜브 중계였다. 그리고 3위가 CNN 중계였다. 케이블(TV)이 3위로 밀려난 것이다.”

- 텍스트 매체들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동영상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시도는 하는데 여전히 겉돌고 있는 느낌이랄까.

“트리거 동영상을 시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뉴스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 있다고 하자. 날마다 뉴스를 빼놓지 않고 보는데 기말고사 기간에 뉴스를 놓쳤더니 무슨 기사를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기사를 검색해서 보면 너무 많지 않나? 복스는 이럴 때 필요한 설명 동영상을 만든다. 이거 3분짜리 하나만 보면 이슈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건 동영상이 최고다. 한국도 이런 거 시도하는 데가 좀 있다. 그런데 복스는 동영상을 보고 나면 관련 기사가 죽 뜨고 기사마다 이 영상이 박혀 있다. 설명 동영상이 다른 기사로 가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국 언론사들은 연관 소비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365일 열심히 뉴스를 볼 수는 없다. 나중에 보려고 미뤄두면 찾을 수가 없다. 뉴스를 읽게 만드는 도입부, 이른바 깔대기 효과가 필요한데 이런 걸 제대로 만드는 데가 없는 것 같다.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 같은 거 누가 요즘은 한 시간 내내 보는 사람이 있나. 다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고 싶은 부분만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뉴스 소비에 대한 연구가 너무 부족하다. 넷플릭스가 뛰어난 게 뭔가. 사람들이 어디서 멈춤 버튼을 누르고 어느 부분을 다시 돌려 보는지, 어디를 건너 뛰기 하는지, 모든 동작을 체크하고 통계를 내서 분석한다. 뉴스 소비자들은 인내심이 없다. 소비자들을 비난하자는 게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거다. 그런 독자들을 대상으로 뉴스를 읽게 만들어야 한다.”

- 메디아티에서 키운 팀들이 주류 언론사와 결합해 그런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주류 언론사의 신분제 구조가 너무 강고하다. 공채 출신 기자가 아니고 사쓰마와리를 거치지 않으면 발언권이 거의 없거나 의사결정에서 배제된다. 개발자들이 언론사에서 찬밥 신세인 것도 안타깝지만 온라인 출신이 종이신문 편집국장이 되는 건 아직 요원해 보인다. 젊고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데 주류 언론에는 이들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이 없다. 말로만 혁신을 외칠 뿐 변화의 의지가 없다. 그냥 하던대로 하는 거다. 이건 권력의 문제다. 디지털 쪽에 인재를 뽑아도 인턴 아니면 하청이다.”

- 여전히 미디어 혁신은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미디어 스타트업에 팩트 파인딩이나 아젠다 셋팅 같은 기본적인 취재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지 않나.

“실제로 기사 가치 판단이나 현장 취재 기법 등은 주류 언론을 따라갈 수 없다. 저널리즘의 깊이는 주류 언론이 갖고 있고 뉴미디어에서도 이런 부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다만 계급장 떼고 붙어야 한다. 상당수 언론사들에서 20대 인턴을 뽑아서 스내커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20대를 위한 게 아니라 결국 아재들 취향으로 가는 걸 많이 본다. 바이럴은 나오지만 타겟 오디언스를 놓치고 있는 거다. 심지어 20대 신입 기자들도 사쓰마와리하니 트위터와 페이스북 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줄서야 할 데가 어딘지 알기 때문이다. 20대 30대 젊은 인재들이 디지털 마인드를 심는 게 아니라 올드 미디어의 DNA를 받아 적응하는 게 가장 문제라고 본다. 지금 40대 50대 독자들이 영원히 갈 것 같나. 종편처럼 60대 70대를 위한 신문을 만들 건가? 구세대가 줄 건 저널리즘의 정신과 취재 방법론이다.”

- 레가시 미디어 종사자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건 완성품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배달될 종이신문을 만드는 것도 벅찬데 다른 데 신경을 쓸 여유가 없으니까.

“출판 그룹 콘데나스트의 안나 윈투어가 이런 말을 했다. 디지털 혁신은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신입 직원들이 잡지가 잘 나가던 시절 에디터들만 바라보는데 이들은 은퇴와 함께 사라져야 될 사람들이다. 종이 잡지가 돈을 벌 때까지는 계속 찍겠지만 신입 직원들은 그들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텐데 권력이 여기 있으니 여기만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얼루어 편집장을 자르고 디지털 출신의 나일론 편집장을 여기에 앉혔다. 종이만 해서는 승진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여기에 줄을 서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권력을 내주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 영원히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벌써 독자들은 떠나고 있고 돈도 떠날 것이다.”


(8월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열리는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강정수 소장이 "분산 미디어 시대 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편집자 주.)

http://special.mediatoday.co.kr/conference/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2016 저널리즘의 미래 : 스토리텔링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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