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감자칩'은 19세기 중반 미국의 한 식당에서 "감자 튀김이 너무 두껍다"라며 몇 번이고 요리에 퇴짜를 놓은 손님을 위해 요리사 '조지 크림'이 종잇장처럼 얇게 썬 감자를 튀겨낸 것이 그 시초다. 신선한 채소와 고기, 햄 등을 넣어 먹는 '샌드위치'는 도박을 좋아하던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이 식사를 위해 자리를 드는 시간이 아까워 빵에 여러 재료를 끼워 먹던 것에서 시작됐다. 당신이 오늘 먹은 그 음식에는 어떤 유래와 역사가 숨어 있을까? 음식의 역사를 다루는 책들을 통해 함께 들여다보자.

프라이드치킨 <대한민국 치킨전>

고열량 음식의 대표주자인 '프라이드치킨'은 18~19세기 미국의 흑인 노예들의 고단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로스트 치킨을 즐겨 먹었던 백인 주인들이 먹지 않고 버리는 부위를 가져다가 먹기 쉽게 튀긴 것이 그 유래. 기름에 튀긴 프라이드치킨은 고된 노동에 힘을 주는 거의 유일한 고열량 고단백 음식이었다. '그렇다면, '치킨 공화국'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어떻게 한국의 대표 닭 요리는 어떻게 '백숙'에서 '치킨'이 되었을까? <대한민국 치킨전>은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된 '치킨'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고, 음식과 그 문화,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다룬 대한민국 치킨 총서다. 한국의 대표 닭 요리가 백숙에서 치킨으로 변모하는 동안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우리의 음식문화는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소개한다.

토마토케첩 <음식의 언어>

'케첩' 앞에는 '토마토'라는 이름이 꼭 붙어 있다. 당연히 토마토로 만든 케첩 앞에 왜 '토마토'를 붙일까? '케첩'이 사실 중국 음식이었고, 그 재료 역시 토마토가 아닌 '생선'이었다. 중국 광둥어의 '생선 소스'에서 유래된 케첩은 애초에 '발효된 생선 소스'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교열 과정 중, 미국으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토마토가 첨가되었고 저장성을 높여 상품화한 것이 오늘날의 '토마토케첩'이 된 것이다. <음식의 언어>는 토마토케첩뿐만 아니라, 와인과 토스트, 피시&칩스, 포테이토칩, 마카롱 등 오늘날 우리의 식탁 위에 등장하는 많은 메뉴들의 과거를 탐험하며 역사와 문화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교양강의로 꼽힌 '음식의 언어'는 7만 명 이상이 수강한 최고 인기 과목.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댄 주래프스키' 교수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음식'을 탐구하여 인류의 역사, 문화, 경제, 심리, 욕망의 근원 등을 파헤친다.

피자 <맛의 천재>

가장 보편화된 이탈리아 음식 중 하나인 '피자'는 어떨까? 얇고 넓게 편 도우 위에 각종 재료와 치즈를 넣어 구워 먹는 피자는 1570년, 세상에 처음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케이크'와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교황 피오 5세의 요리사였던 '바르톨로메오 스가피'가 자신의 책을 통해 처음 알렸던 '피자'는 반죽에 각종 과일과 견과류를 넣어 먹던 음식. 납작하게 구운 빵으로 통용되어 왔던 '나폴리 피자'는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이 음식을 올려놓는 '접시'로 활용했던 음식이다. 이렇듯 이 책은 피자부터, 마케로니, 모차렐라 치즈, 에스프레소, 티라미수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들의 탄생 비화를 역사와 문화, 인물과 사건을 통해 탐색한다. 이탈리아의 역사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식탁 위의 인문학'을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랍스터 <음식이 상식이다>

고급 요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랍스터'가 사실은 빵보다 못한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이주민이 몰렸던 개척 시절의 미국에는 빵이 부족했다. 농장주들은 가난한 이주민과 노예들에게 귀한 빵 대신, 굉장히 흔했던 랍스터와 물 한 잔을 식사로 제공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랍스터를 식용 대신 밭의 비료로 사용할 정도였다고 하니, 당시 랍스터가 얼마나 흔했는지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정력에 좋다는 속설 때문에 남 몰래 서방님 밥상에만 '상추'를 올렸던 여인네들, 냄새만으로도 스님을 담 넘게 했던 음식 '불도장', 프랑스 군의 군수 식량이자 베개 대용이었던 '바게트 빵'까지. <음식이 상식이다>는 음식문화 평론가인 저자가 전 세계 30여 개국을 여행하며 직접 찾아낸 맛과 그 역사를 주제별로 녹여낸 책으로, 80여 가지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와 상식들이 흥미로운 문화사와 함께 버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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