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KT와 LGU+가 적극적으로 반대 여론전을 펼치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도 가세했다. 지상파는 ‘통신사의 방송장악’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현실적으로 인수합병으로 입게 될 지상파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가 회원사로 소속된 방송협회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불허를 요청하는 2차 의견서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협회는 지난 2월15일 미래부에 1차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의견서 내용을 종합하면 방송협회가 이번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이유는 △통신재벌에 의한 방송장악 우려 △약탈적 결합판매가 연쇄적으로 만연하게 될 것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사를 줄 세우기 만연 등이다.

▲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의견서에는 지상파방송과 지상파 계열 PP를 보유한 지상파의 위기의식이 드러난다. 방송협회는“합병법인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CJE&M의 경쟁채널 송출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방송채널사업자가 접근성이 낮은 채널번호를 부여받게 되면 최대 81.8%의 손실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또, 방송협회는 “유료방송 시장에 출혈성 마케팅 경쟁만 과열되면서, 이에 따른 직격탄을 콘텐츠 사업자가 맞게 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 50%를 상회하는 독과점형 거대 플랫폼이 출연하면 프로그램 구매 협상력이 균형을 잃게 되어 프로그램 사용료가 하락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상파의 공세는 이 뿐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SBS와 MBC는 메인뉴스를 통해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특히, SBS 8뉴스는 지난 한달간 SK텔레콤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리포트를 15건 내보냈다. 이틀에 한번 꼴로 비판보도를 한 것이다. MBC는 지난 한달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을 비판하는 내용의 보도를 5건 내보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 절차를 밟아 인수합병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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