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메인뉴스 ‘뉴스9’을 통해 자사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지나치게 홍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언론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태양의 후예를 다룬 KBS 보도에 대한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달 31일에 방영된 12회분 시청률이 33.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등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KBS가 메인뉴스를 통해 태양의 후예 리포트를 반복적으로 전하면서 ‘보도 홍보’ 논란도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 “대통령도 칭찬” 감격한 KBS, 뉴스야? 자사광고야?>

드라마 방영이 시작된 2월24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KBS ‘뉴스9’이 태양의 후예를 직접 다룬 횟수는 10건이었다.

민언련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보도 내용은 드라마 흥행에 따른 ‘상업성 제고’부터 ‘한류 열풍’, ‘음원 싹쓸이’ 등 볼썽사나운 ‘홍보’ 일색”이라며 “자사 드라마의 인기를 보여주기 위해 해외 특파원들도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9일자 보도 <‘태양의 후예’ 중국서 열풍… “한류 새 장”>, 14일자 보도 <‘태양의 후예’ 열풍…中 공안 ‘주의보’>는 중국 상하이 김태욱 특파원이 전했다. 

▲ 지난달 9일자 KBS 뉴스9 보도 <‘태양의 후예’ 중국서 열풍… “한류 새 장”>
20일자 <‘태양의 후예’ 동남아 열풍…총리도 ‘팬’>은 방콕 구본국 특파원이 보도했다.

KBS 뉴스9이 30일자 보도 <‘태양의 후예’ 특수…한국 제품 ‘날개’>에서 관련 상품을 홍보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BS는 이날 “자동차를 협찬한 업체는 1000억원에 이르는 광고효과를 봤다”며 “주인공이 애용하던 홍삼 제품은 1년 전보다 2배 넘게 팔렸다”고 선전했다.

29일자 보도 <“한국 문화 세계로”…드라마 한류의 ‘힘’>에서는 “한류 드라마를 생산할 수 있는 방송 사업자는 지상파 방송사 등 몇몇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의 미래가 이들이 만드는 창의적인 콘텐츠에 달려 있는 만큼 방송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방송 사업자를 둘러싼 비대칭적 광고 규제 등을 해소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지상파에 대한 광고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KBS 뉴스9은 지난달 30일 주연 배우 송중기씨를 스튜디오로 초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관련기사 : 도 넘은 송중기 마케팅, ‘뉴스9’인가 ‘연예가중계’인가>

▲ 3월30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민언련은 이를 두고 “‘송-송 커플(송혜교-송중기)이라고 하는 등 열애설도 나왔는데 호흡은 잘 맞나’라는 질문을 하며 ‘연예 뉴스’를 방불케 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방통심의위에 관련 보도 심의를 1일 오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아무리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해도, 대통령이 그 드라마를 칭찬했다고 해도, 자사 저녁 종합뉴스에서 10건이나 관련 보도를 낸 것은 지나치다”며 “뉴스 사유화 행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가운데 공정성 조항은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