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TV를 보는 시대,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과 SK텔레콤의 옥수수 런칭 등으로 국내 OTT(스트리밍 비디오, over the top)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가 출자한 OTT서비스인 푹(POOQ)이 오리지널 드라마를 최초로 공개했다.

푹은 20일 드라마 ‘페이지터너’ 전체 3회 분량을 공개했다. 푹은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밝혔지만 엄밀히 따지면 KBS와 씨앤앰 소유의 연예기획사 IHQ가 공동제작한 드라마를 푹에서 선공개한 것이다. ‘페이지터너’는 KBS에서 오는 26일부터 순차적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피아노를 소재로 한 청춘드라마로 ‘정도전’과 ‘굿닥터’의 이재훈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김소현, 지수, 신재하, 예지원 등이 출연한다.

▲ '페이지터너' 화면 갈무리.

이희주 콘텐츠연합플랫폼 전략기획실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것처럼 국내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가능성에 대한 시도를 국내 OTT 중 최초로 하는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단편 드라마 위주가 되겠지만 가입자가 늘어나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드라마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푹이 단순히 지상파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을 담당했다면 지난해 6월 ‘2.0’을 선언하면서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 경쟁을 늦게 시작했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지상파 콘텐츠를 중심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푹은 지난해 10월 이례적으로 종합편성채널인 JTBC, MBN과 콘텐츠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야구중계를 인터넷 독점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 실장은 “JTBC 콘텐츠 서비스 이후 가입자가 늘었으며 기존 가입자들의 해지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하나의 상품에 가입했을 때 지상파, 종편, 영화와 만화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은 푹 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3사의 OTT인 모바일IPTV의 경우 지상파 콘텐츠를 보려면 별도의 상품을 구입해야 하고, CJ헬로비전의 티빙의 경우 지상파 콘텐츠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이 실장은 “푹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지상파 3사가 주주로 돼 있긴 하지만 지상파가 독식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콘텐츠 홀더 중심의 플랫폼이다. 콘텐츠를 가진 사업자라면 누구나 푹이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다. CJ에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푹의 행보가 공격적이긴 하지만 푹의 회원은 37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현재까지는 국내 OTT시장에서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 CJ헬로비전의 티빙은 8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통신3사의 모바일 IPTV의 경우 요금제에 따라 무료로 상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회원이 많다. 

푹은 최근 구글의 스틱형 OTT인 크롬캐스트의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크롬캐스트 이용자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성장을 견인할만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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