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기자 남녀 비율이 8대2 수준으로 쏠려 있고 SKY 출신 방송기자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언론계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지난 1월과 2월 두 달 동안 회원사 4곳(KBS‧MBC‧SBS‧YTN, 지역 회원사 제외)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연합회지 ‘방송기자’ 3·4월호 에 실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최종 인원은 1287명(KBS 569명, MBC 276명, SBS 217명, SBS A&T 55명, YTN 170명)이었다. 직종별로는 취재기자가 1011명, 카메라기자가 276명이었다.

그 결과 남자가 1048명(81.4%)이었고, 여자는 239명(18.6%)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인 의식조사(2013년)에서 방송기자 남녀 비율은 각각 79.1%, 20.9%였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조사의 남자 비율은 다소 높다.

▲ 방송기자연합회의 2016년 방송기자 성비 조사. (사진=방송기자)
방송기자연합회는 최근의 채용 경향을 감안해 연차별로 5년씩 끊어서 다시 조사를 했는데, 1995년 이전 입사자(21년차 이상)의 경우 남자 기자가 92~96% 수준으로 압도적이었다. 여자 기자는 3~7% 수준이었다.

16~20년 차에서는 남녀 비율이 84% 대 16%였다. 11~15년 차에서는 72.7% 대 27.3%로 완화됐다. 6~10년 차에서는 남녀 비율이 65% 대 35%로, 최근의 입사 경향을 반영한 1~5년 차는 61.1% 대 38.9%로 남녀 6대 4 분포를 보였다.

방송기자연합회는 “1995년 이전 입사자들의 성비를 보면 기자 사회가 남성 중심 사회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그 이하로 연차가 내려갈수록 남자의 비중은 줄고 여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자들의 입사가 늘어나 남녀 간 성비 불균형은 완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방송기자연합회의 2016년 기자 연차 비율 조사. (사진=방송기자)
취재기자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출신 대학 조사도 진행됐다. 서울대가 280명(27.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고려대 168명(16.6%), 연세대 160명(15.8%) 순이었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대·연대) 출신이 절반을 상회하는 비율(60.1%)을 보인 것.

이어 한국외국어대 69명(6.8%), 서강대 46명(4.5%), 이화여대 42명(4.2%), 성균관대 36명(3.4%), 한양대 34명(3.4%), 중앙대 31명(3.1%), 경희대 13명(1.3%) 순이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카메라기자 276명의 출신 대학은 183개교로 폭넓게 분산돼 있었다”며 “1개 대학으로 전체의 10%를 넘은 학교는 한양대(28명)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 방송기자연합회의 2016년 방송기자 출신 대학 조사. (사진=방송기자)
방송기자들의 출신지 조사도 이뤄졌다. 기자 본인의 ‘출생지’를 기준으로 조사가 진행됐고 서울·수도권(경기·인천 포함),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로 구분했다. 조사대상 1287명 가운데 1193명 출생지만 확인이 가능했으며 서울·수도권 출신이 599명(46.5%)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영남 257명(20%), 호남 162명(12.6%), 충청 107명(8.3%), 강원 56명(4.4%), 제주 12명(0.9%) 순이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 같은 결과는 통계청 자료(2010년 기준)에 나타난 전국 인구 분포(수도권 49.1%, 영남 26.2%, 충청 10.4%, 호남 10.3%, 강원 3%, 제주 1.1%)와 비교할 때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서울·수도권 출신이 절반에 달하며 실제 인구와 차이가 날 정도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연차 조사도 진행됐다. 5년 단위로 21~25년 차가 286명(22.1%)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11~15년 차가 249명(19.3%)으로 많았다. 16~20년 차 234명(18.3%), 6~10년 차 180명(14%), 26~30년 차 149명(11.6%), 1~5년 차 113명(8.8%), 31~34년 차 76명(5.9%) 순이다. 남자 기자의 평균 연차는 19년이었고, 여자 기자의 평균 연차는 12년으로 나타났다.

▲ 방송기자연합회의 2016년 방송기자 연차분포 그래프. (사진=방송기자)
방송기자연합회는 “보직 부장 이상의 연차라고 할 수 있는 21년 차 이상 기자가 전체 기자의 40%에 달했다”며 “또 15년 차 이하 표본에서는 연차가 내려갈수록 기자의 수가 적었다. 비유하자면, 방송사 보도국이 손발에 비해 머리가 비대한 인력구조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21~25년 차는 IMF 외환위기 직전 세대에 해당하기 때문에 채용 규모가 지금보다 컸던 영향으로 보이고, 최근의 5년 차 이하 기자의 수가 적은 것은 신규 채용의 규모가 상당히 축소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MBC의 경우는 2012년 파업 이후 채용된 시용 및 경력 기자 80여 명의 경우 MBC 기자회에 소속돼 있지 않아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MBC 카메라기자들은 방송기자연합회에 가입돼 있지 않지만, MBC 영상기자회가 별도로 조직돼 있는데다, 직종 전체를 누락시킬 경우 통계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어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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