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환추스바오(環球時報, 환구시보)가 “한국이 미국 군대의 종말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를 배치할 경우 독립성을 잃게 될 것이며 국가 지위에도 막중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츠스바오는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환추스바오는 16일 사설에서 “만일 한국에 사드 미사일 체계가 출현한다면 중국 사회는 동북아 지역에 충분히 강력한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 영토는 중국군, 미국군이 바둑을 두듯 고도로 민감한 지역이 될 것이고 한국은 대국의 바둑판에서 마음대로 바둑돌을 두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추스바오의 강도 높은 사설은 지난 7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고 한국이 곧바로 사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직후인 8일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전 이익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중한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그 한국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보다 한층 수위를 높인 것이다.

환추스바오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은 “미국이 장중한 검무를 추는 의도는 중국을 죽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환추스바오는 “중국이 이렇게 느끼고 있음을 한국 역시 예의주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환추스바오는 또 “한·미 여론은 줄곧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중국은 북한을 제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자국의 이익이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북-중 국경선을 제2의 38선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난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모두 무모하게 행동해서는 안 되며, 문제 하나를 해결하려고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해서 더 큰 문제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한반도 밖에 있고, 미국은 아무리 멀더라도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어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의 개입은 중국보다 절대 늦을 수가 없다”면서 “중국은 마지노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그어놓아야 하며, 어느 누가 우리를 건드리면 바로 단호하게 대가를 치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발만 물에 잠겨 있을 때, 분명 누군가는 허리, 심지어 목까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그들이 중국보다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는 기세를 보여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사드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자국에게 유리한 지역 구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이 누굴 구할 필요는 없다. 중국은 각 국을 존중해야 마땅하고, 이치에 맞게 권고하자면, 이제부터는 힘과 행동으로 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환추스바오 사설 전문이다. (번역 도움 : 최고은)

“한-중 서로 이해해야, 강압해서는 절대 안 돼(中韩应相互体谅决不可互逼)”

장예수이(张业遂)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은 16일 서울서 한국외교부 제1차관 임성남과 만나 제 7차 한중외교부 고위급 전략대화를 가졌다. 이번 대화에서는 북한 핵실험 및 ‘위성 발사’을 논의하였고, 한중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 제재 문제와 주한미군의 사드미사일 배치 문제에 있어 양국의 이견이 발생하였다. 중국은 앞서 이번 대화에서 사드미사일 논쟁을 펼 것이라 언급했다. 북한의 새로운 핵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이 불안감을 느꼈을 테고, 서울의 근심은 충분히 이해하면서 동정한다. 하지만 한국에 사드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중국의 안전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의 행위는 “항장이 검무를 추는 데는 유방을 죽이기 위함이며(项庄舞剑意在沛公), 중국이 이같이 느끼고 있음을 한국 역시 예의주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은 각 국이 곤란한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한국, 중국에 비해, 미국 본토는 상대적으로 북한과 거리가 멀어, 변통할 여지가 많다. 한·중은 둘 다 북한의 이웃국이며, 각각 특수한 난제에 맞닥뜨리고 있다. 양국 모두 위기를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상호간 절대로 강압을 해서는 안 된다. 이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본이다.

한·미 여론은 줄곧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다. 중국은 북한을 제어할 수 없다. 중국사회는 평양에 대한 분노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단, 중국은 한반도문제에 있어 자국의 이익이 있다. 우리는 결코 북-중 국경선을 제 2의 고립된 ‘38선’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에게 한미가 하는 강도만큼 중국이 북한을 제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이게 바로 ‘중국을 억압하는 것’에 속한다.

만약 주한미군이 사드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중국 대륙은 사드미사일체계의 방어 범위 안으로 포함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막으려고’ 동유럽에 미사일 체계(MD)를 배치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한국은 당시 MD 배치가 나토(NATO), 러시아, 그리고 동유럽 간의 위기를 얼마나 고조시켰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난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무모하게 해서는 안 되며, 문제 하나를 해결하려고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훨씬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일 한국에 사드미사일 체계가 출현한다면, 중국 사회는 중국 해방군이 동북아 지역에 충분히 강력한 병력을 배치하여 대응하는 것을 분명히 지지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향후 한국 영토는 중국군, 미국군이 바둑을 두듯 고도로 민감한 지역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의 국가적 독립성을 한층 더 잃게 할 것이며, 한국은 대국의 바둑판에서 마음대로 바둑돌을 두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국가 지위에도 막중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한·중은 우호국이나, 최근 평양이 완고하게 지속하고 있는 핵실험 때문에 북중 관계는 소원해졌다. 그리고 한·중의 접근은 더욱 명확하다. 현재 한국은 북한과 38선으로 격리되어 인접해있을지라도, 동북아 주변 정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능력이 가장 강력하고, 지역의 전략적 자원의 최대 수혜국이다. 한국은 사드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자국에게 유리한 지역 구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못 이기는 척하며 자신이 본래 원하지 않던 전략으로 기울어져도 안 된다.

중국 대중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중국과 남북한 사이의 골칫거리에서 본질적으로 미국은 단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었다. 워싱턴은 한반도 위기에 대한 입장을 매우 미묘하게 비추고 있으며, 북한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오랜 기간 거절하면서, 평양을 바짝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치 연을 날리듯 한국의 외교와 안전을 조정하고 있다. 워싱턴은 한반도 냉전체제를 철저히 종식시키는 것에 별 관심이 없으며, 이것이야 말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한반도 핵문제는 복잡하게 뒤엉켜있어서, 중국은 어떻게 하든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중국인들은 이 사실을 정확히 알아차리고 있다. 중국은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의 이해득실만 따지지도, 두려워 겁내지도 않을 것이다. 중국은 아마 부분적 손실을 감당하더라도, 더 큰 손해를 피할 필요가 있다.

어찌됐든 중국은 한반도 밖에 있고, 미국은 아무리 멀다 해도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의 개입은 중국보다 절대 늦어질 수가 없다. 이것 때문에 중국이 두려운 건 없다. 베이징은 자신의 실제 마지노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그어놓아야 하며, 어느 누가 우리를 건드리면 바로 단호하게 대가를 치러줄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결단코 반대하나, 발발했을 때 상대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우리는 중국이 발만 물에 잠겨 있을 때, 분명 누군가는 허리, 심지어 목까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들이 중국보다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는 기세를 보여줄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한반도 문제를 대처한다면, 모든 일이 아주 간단할 것이다. 중국이 누굴 구할 필요는 없다. 중국은 각 국을 존중해야 마땅하고, 이치에 맞게 권고하자면, 이제부터는 힘과 행동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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