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주식시장 급락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휴장 기간에 이어진 글로벌 증시 불안에 더해 개성공단 폐쇄가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설 연휴 후 첫 거래일인 11일 코스피는 -2.93%(56.25p) 급락한 1861.5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전 거래일보다 2.35% 급락한 1,872.68로 개장한 후 오후들어 낙폭을 더욱 키웠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로만손 -13.62%, 인디에프 -18.44%, 신원 -8.78%, 좋은사람들 -16.9% 등 10%가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 자료사진. @이치열 기자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경협을 주도해 온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폭락했다. 현대상선은 -19.57%, 현대엘리베이 -14.35%, 현대증권 -6.07% 등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과거에도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코스피 급락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정부 발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0일 열렸던 한국은행의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도 이주열 총재는 지난 7일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서 “역외시장 원화환율,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해외증시에 상장된 국내기업 주가 등의 움직임에서도 특이한 점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개성공단 폐쇄는 예고된 변수도 아닌데다 한국 경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는 조치이므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2013년 키리졸브 훈련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당시에도 코스피 지수가 75p 가량 하락하고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치솟은 바 있다.

1만6천선이 붕괴된 일본 증시 폭락의 여파도 코스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증시는 세계 경제 침체와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산유국 자금의 주식시장 철수 우려로 9일과 10일 이틀간 7.7%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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