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중진 이재오 의원이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200석 목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허술하지 않다"며 불가능한 목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당에 과반을 넘겨주는 것도 표를 줄가 말까인데 그걸 180석에, 200석을 줄 국민이 어디 있다고 보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180석도 어렵다면서 "지금 3당 내지 4당 구도로 간다고 하는 건 여당에게도 호재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서울시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야당은 분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분열하지 않고 상향식 공천을 통해 단일 후보를 낸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며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180석을 총선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중간표가 여당으로 올 표하고 야당으로 갈 표가 다 제3당으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가운데 여야는 자기네들 고정표만 똘똘 뭉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3당 출현이라고 하는 것이 일방적으로 여당에 유리하다, 실제 선거 결과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달리 안철수 신당으로 대표되는 제3당의 출현으로 인한 다자구도가 꼭 야권 분열상으로 나타나고 새누리당에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 의원은 특히 신당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원유철 원내대표의 분석에 대해서도 "그것은 희망사항"이라며 "(안철수 신당이)이념도, 탈이념하겠다는 거 아니냐? 그러면 그게 파괴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상당히 이번 선거에 정치판을 흔들 수 있는 그런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냥 정치구도가 이러니까 아무라도 공천만 주면 된다 이거 갖고는 어느 당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말하면 새누리당 지도부가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공천을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이 안이하다고 일침을 놓은 셈이다.

이 의원은 또한 소위 '진박'이라는 인사의 험지 출마론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고 명성이 있고 또 권력이 뒷받침해 주고 그런 사람들은 우리당의 숙원인 호남 개척에, 서부개척시대 하듯이 호남 개척에 나가는 것이 옳다"면서 "자기가 진짜 대통령을 위하고 새누리당을 위하고 새누리당이 앞으로 또 한번 정권창출되는데 제가 밑거름이 된다면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친박의 험지 출마가 장렬히 전사시키는 ‘친박 찍어내기’라는 당내 불만에 대해서도 "처음 출마하는 사람이 전쟁에 장군이 처음 나가서 그 전쟁에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길을 열어놨다면 그게 꼭 무슨 헛된 죽음이겠느냐"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마켓팅에 대해서도 "진실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무슨 고유명사가 아니고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지, 대통령께서 말씀 한마디 하셨다고 그걸 (현수막 문구로)뽑아가지고 내가 그 사람이다 그러면 그건 대통령을 오히려 욕보이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놨다.

이 의원은 한일 위안부 협상에 대해서도 문제가 많다면서 ‘대통령의 용단’이라고 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편집=이우림 기자
 

이 의원은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협상 문구 등을 지적하면서 "마치 64년 한일협정 할 때 독도문제를 두고 그 독도비밀협정 할 때 일본은 일본 거라고 그러고 한국은 한국 거라고 그러고 서로 주장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협상을 한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러면서 이 의원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통령의 용단'이라며 협상에 대해 평가한 것을 두고 "본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내 솔직한 심정은 UN 사무총장이 입 닫고 가만히 있지, 한일 문제 매듭도 안 짓고 그 문제 정리도 안 됐는데 그걸 먼저 평가하고 나서면 UN 사무총장은 옳지 않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 양국의 해석차가 존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반기문 사무총장이 섣불리 나서 잘된 협상이라고 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오히려 일본으로부터 더 이상 온전히 손털게 만든 꼴밖에 되지 않았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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