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내홍을 더해가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차남 신동빈 대표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박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을 잠재우기용 등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을 공개했다. 그룹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형제의 난은 지분 구조상 가족 전반의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다음은 1일자 전국 단위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신격호 “동빈이, 회장 그만두게 했잖아”> 
국민일보 <신동빈 日서 ‘장악’…신동주, 韓서 ‘반격’>
동아일보 <되살아난 산업생산…소비만 남았다>
서울신문 <“신동빈 그만두게 했다” 신격호 육성 전격 공개> 
세계일보 <“신격호, 후계자는 신동주라고 생각”> 
조선일보 <롯데 분쟁, 父子 정면충돌> 
중앙일보 <“시게미쓰를 명예회장으로 추대”> 
한겨레 <재계5위 롯데 지배구조 ‘안갯속’…그룹임원들도 “몰라요”>
한국일보 <롯데 ‘父子 전쟁’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KBS ‘신격호 총괄회장 육성 파일 공개’ 

KBS ‘뉴스9’는 31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 녹음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31일 오후 2시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방문해 대화한 내용을 담았다.

<녹취> 신격호 :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
<녹취> 신동주 : “안 그만뒀습니다.”  
<녹취> 신동주 : “신동빈이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녹취> 신격호 : “신동빈이? 그래도 가만히 있을거냐?”

KBS는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녹취라 의도가 의심스럽고 총괄회장의 의중이 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는 없다”고 한 롯데그룹의 반박도 덧붙였다. 

1일자 언론은 대부분 롯데그룹의 분쟁을 두고 KBS를 통해 공개된 이번 녹취록을 전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신동빈 회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고 그에 대한 반격으로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하려 하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격노했다는 것이다. 

‘반신동빈’ 친족으로 묶인 롯데 일가는 31일 신격호 총괄회장 부친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 집에 모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부인과 신동빈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 국민일보 2면.
 

 

언론은 이날 진행된 일련의 사건을 두고 “밀실·황제 경영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이날자 신문에서 롯데그룹의 왕자의 난으로 “오리무중인 지배구조, 오너의 독단적인 황제 경영, 그룹 지배권을 놓고 부자간·형제간·친족 간 벌어지는 이전투구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며 “연매출 83조원에 임직원수 10만명, 8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한국 재계 서열 5위 그룹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전근대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한국 재벌들이 회사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이번 롯데그룹 사태는 정도가 심하다는 평가”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역시 이날자 기자수첩을 통해 비공개 기업 운영 및 오너가를 중심으로 한 전근대적 기업 운영 등에 대해 “롯데그룹의 ‘민낯’”이라며 “재계 5위 기업은 오늘도 시중의 소문과 추측에 대해 “모른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롯데그룹 후계자 그룹에서 중요한 것?

롯데그룹 ‘왕자의 난’은 그룹 오너의 ‘지시서’ 한 장으로 경영권이 좌우 되는 전근대적 경영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게 언론의 평가다. 이런 롯데그룹의 경영방식에 대해 국민일보는 “그룹 인사나 주요 사업 결정이 오너에 좌우되다보니 후계구도 논의는 가족 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후계 구도를 두고 주목할 만한 기사는 두 꼭지다. 동아일보는 <신동주측 “부친, 中사업 실패한 동빈 내쳐” 신동빈측 “자리 잡는중…3년 후 흑자낼 것”> 기사를 2면에 실었다. 

이 기사는 ‘왕자의 난’이 발생한 배경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두 아들의 경영능력을 어떻게 보느냐를 짚었다. 후계 분쟁에서 중요하게 논의돼야 할 두 후보자의 경영능력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동아일보 2면.
 

 

동아일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말을 빌어 신동빈 회장의 중국 사업 실패가 아버지에게 경영 능력 부족 신호가 됐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국 사업이 망가졌다는 지적은 형을 제치고 롯데의 ‘원톱’에 등극할 수 있었던 신동빈 회장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중국 시장이 “자리 잡는 기간을 거쳐 2018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주로 일본에서 활동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말 신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되면서 그의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며 “일본롯데의 경영실적을 보고받은 신 총괄회장이 곧장 장남 신 전 부회장을 계열사 임원 직위에서 해임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조선일보 1면.
 

 

부자 경영 스타일 차이가 갈등 키웠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뉴스는 조선일보 <일본식 對 서구식… 父子 경영觀 차이가 갈등 키워> 기사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기업 공개를 꺼리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기업 상장을 밀어붙인 신동빈 회장의 스타일 차이 △가족 간에도 금기시 된 지분 구조 탓에 포스트 신격호 시대를 대비한 경영 시스템 공론화가 불가능 했다는 점 △“롯데는 함께 뭉쳐 있어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신조 △100세에 다다른 고령에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나친 의지” 등이 이번 왕자의 난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방미 중 김무성 대권 도전 엇갈린 평가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대권 도전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보수 층이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 받는 둘의 만남이어서 언론의 이목도 집중됐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국내 정치와 관련한 주제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언론은 차기 대권에 대한 둘의 의중을 짚는 데 분주했다. 

   
▲ 한국일보 4면.
 

언론은 김무성 대표가 반기문 총장을 만나기 전에 한 뉴욕 특파원과의 간담회를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전한 기사에서 “나는 아직 스스로 대권 주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김무성 대표의 말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김무성 대표에 대해 “차기 도전 가능성을 닫아둔 건 아니지만 꼭 자신이 나서겠다기보다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고 해석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같은 자리의 김무성 대표 발언을 두고 “방미 기간 동안 ‘보수아이콘’을 자처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보수파의 정권 재창출을 역설하며 대권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아직 대권주자의 자격이 없다”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방미 행보가 대권을 겨냥했다는 지적을 일축한 것인데 ‘아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가능성을 김무성 대표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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