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가 작업 중 사고로 또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2번째 사망사고다. 현대중공업에는 지난해에도 1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작업 중에 숨졌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9명, 현대미포조선에서 1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원청인 현대중공업은 “우리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정규직)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비정규직)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 강아무개(45)씨가 11일 오전 11시 20분께 800kg의 철판에 깔리면서 숨졌다. 당시 강씨는 무너진 철판을 지지하고 있던 보강재 절단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노조는 “해당 작업시 표준작업지도서에 나와있는 대로 가용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다"며 "신호수가 이를 확인한 후 작업을 해야하는데 그냥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안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해당 구역에는 현재 작업중지 조치가 내려진 상황이다. 

 

   
▲ 산업재해 사진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금속노조 제공
 

현대중공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는 이에 따라 회사에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12일 오전 공장 앞에서 추모집회 등을 열었다. 또 고인이 안치된 울산대학교 영안실에 당직자를 배치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도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산재 사망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만 2번째이다. 지난달 14일에 사내하청 노동자 박아무개(38)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덤프트럭에 부딪혀 숨졌다. 앞서 박씨는 13일에 사고를 당해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결국 숨졌다. 지난 10년간 현대중공업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74명이며 지난해에는 10명이 숨졌다. 

현대중공업의 한 노동자는 11일 오전 사고 직후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젊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즉사했다고 하네요. 또 업체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람 잡는 회사 정말 싫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하창민 지회장은 “매달 사람이 죽어나가도 원청은 ‘우리하고는 상관없다’는 말만한다”고 비판했다. 지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는 3만 9000여명에 이른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