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게임업체 ‘슈퍼셀’의 인기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이 노동시민단체로부터 노동조합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관악정책연구소 ‘오늘’,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 등 30개 노동단체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이 사용자들에게 내건 도전과제 중 하나인 ‘노동조합 파괴자’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게임이라고 해서 무감각하게 ‘노동조합 파괴’가 일상화 되는 것은 권리구제에 취약한 상태에 있는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양심과 권리를 포기하고 루저(loser)로서 현실에 순응하라는 광포한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부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 이미지
 

헝그리앱, 지랭크 등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클래시오브클랜>은 도전과제를 수행하며 자신의 마을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사용자의 마을을 공격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단체가 문제 삼은 내용인 도전과제 ‘노동조합 파괴자’는 게임 안의 마을을 건설하는 캐릭터인 장인이 들어있는 ‘장인의 집’ 25개를 파괴하면 보상이 주어지는 과제다. 하지만 게임 영어판의 유니온(union)은 한국판에서 ‘장인의 집’으로 번역돼있는데 도전 과제인 유니온 버스터(union buster)를 굳이 ‘노동조합 파괴자’로 번역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문종찬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지난 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슈피겔 측이 이러한 번역을 한 것에 대해 “한국 사회가 노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 게임에도 무분별하게 적용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어 판에서는 ‘장인의 집 파괴’라고 번역하고 일어판에서는 ‘장인의 집’으로 번역이 된다”며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굳이 이런 번역을 해서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문 부소장에 따르면, 이들 노동 단체는 게임 마케팅을 맡고 있는 슈퍼셀 코리아에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슈퍼셀코리아로부터 ‘한국에서는 게임 마케팅만 담당하고 있어 적절한 답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문 부소장은 “6월 중으로 게임 업데이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슈퍼셀 본사도 이 문제를 계속 생각하게끔 지속적으로 이메일,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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