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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3% “부당한 기사 수정·삭제 지시 받았다”
기자 23% “부당한 기사 수정·삭제 지시 받았다”
[지령 1000호 특별 설문조사 ①] 10명 중 6명 “정부 입장 대변하고 있다”…박근혜정부 소통능력 최저점

미디어오늘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기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기자 5명 중 1명꼴로 부당한 기사 삭제 지시나 수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데스크로부터 정치적 이유 혹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기사에 대한 부당한 수정이나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자 23.0%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출입처와의 관계 때문에 부당한 이유로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27.9%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두가지 질문 모두 ‘최근 1년간’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은 것을 감안하면 기간을 제한하지 않았을 경우 있다라는 응답 비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정 삭제 지시 이유(복수응답)로 53.6%가 ‘사주나 경영진의 성향’이라고 답했는데 기자들의 보도 제작 자율성이 여타 다른 압력보다 경영진에 입김에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주나 경영진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작 자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물론 자기 검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데스크로부터 정치적 이유 혹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기사에 대한 부당한 수정이나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
 

기자들은 언론사간 특종 속보 경쟁의 폐해와 포털사이트의 언론 편집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둘러싼 언론 환경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기자들이 느끼는 고충으로 근로시간과 임금, 자기개발 부족 등 여러 문항을 제시해 미래의 기자직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도 여러 형태의 답변으로 나왔다.

현재 전반적인 언론보도에 대해선 기자 10명 중 6명이 정부를 견제하는 성격보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답했다. "현재 전반적인 언론의 보도가 정부의 입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느냐, 아니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0.7%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응답했다. 정부의 입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응답은 27.0%로 나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언론보도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사를 쓰는 언론인 스스로도 정부를 대변하는 편향적인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향은 "박근혜 정부가 언론과의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 잘못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뚜렷히 나타난다. 해당 질문에 매우잘함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고 대체로 잘함이라는 응답은 0.8%에 그쳤다. 대체로 못함은 37.7%, 매우 못함은 56.6%, 무응답은 4.9%로 나왔다. 94.3%가 박근혜 정부의 언론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답을 한 결과이다. 이번 여론조사가 보수-진보 성향의 전국종합일간지와 종편방송, 인터넷종합신문, 경제지 기자까지 대상으로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이념 구분과 상관없이 박근혜 정부의 언론 소통 능력에 낮은 점수를 준 셈이다.

기자들은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 의혹 보도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답변도 내놨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언론의 진상규명 노력 부족과 왜곡보도로 인해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혔다며 반성하는 성명을 냈는데 이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은 83.6%에 달했고 언론의 불신을 상징하는 말인 '기레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

   
"현재 전반적인 언론의 보도가 정부의 입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느냐, 아니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박재익 사회동향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여론조사는 전문가집단인 기자를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실시해 인식을 알 수 있는 조사"라고 평가하고 "일선 기자들이 정부에 대한 인식 중 매체의 성향을 가리지 않고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는 국민의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비판적인 문항에도 기자들이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이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범위 종합일간지, 뉴스통신사, 방송사, 인터넷종합신문, 경제지 차장급 이상을 제외한 취재 기자들을 상대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됐고 전화면접(CATI)과 모바일, 이메일 조사를 병행 실시해 380명 중 122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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