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뉴스가 눈에 띄려면 미디어환경을 이해하고 좋은 뉴스를 선별하는 수용자의 능력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다. 황치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습관을 키우는 게 리터러시의 요지다.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접근, 정보의 능동적 활용을 통한 시민적 참여와 사회적 소통능력 향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본래 취지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제작체험 따위의 즉흥적이고 흥미위주의 소재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 경우 리터러시 교육이 기성 작품의 모방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황치성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학교교육은 더 큰 장벽이 있다. 황 위원은 “학교 교육은 학업성적이나 입학사정관제와 연계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자나 깨나 입시 중심이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일종의 사치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신문읽기활용교육(NIE)도 당사자인 10대가 종이신문을 읽지 않는데 기성세대의 틀로 미디어지형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정부의지가 중요하다. 리터러시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의 경우 교육문화부에서 가이드라인과 커리큘럼까지 내놓는다. 황치성 연구위원은 “핀란드는 신문 활용과 아이들의 학업능력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책적으로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핀란드 교육문화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가이드라인은 “미디어가 어린이 및 청소년의 근본적인 일부가 되었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장하는 환경의 거의 모든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정의하고 있다.

리터러시 교육은 ▶능동적 시민이 되는 것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 ▶창의적이고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아는 것을 위한 전제가 된다. 핀란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된 기관 및 단체들 간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커리큘럼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핀란드가 매년 국경 없는 기자회가 선정하는 언론자유지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배경은 이 같은 교육의 힘을 바탕으로 한다.

황치성 연구위원은 “일반 국민의 뉴스선별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뉴스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뉴스 소비자들의 선별 능력이 뛰어나면 언론사도 엉성한 뉴스로는 어필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리터러시 교육은 뉴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라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TV비판 교육으로 생각해 방송사가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영국 BBC의 경우 자체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을 수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 교육이 BBC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열쇠라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연결됩니다)

저널리즘의 미래 (10)
○ 하루 7분에 9건, 도대체 무슨 뉴스를 보십니까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