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도입 이후 3개월 동안 이동전화 가입자 증가·출고가 인하 현상이 나타났다고 미래부가 밝혔다. 미래부는 단통법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안착’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가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단통법 도입 이후 3개월 동안 △이동전화 가입자 수 증가 △중저가 요금제 비중 증가 △알뜰폰 및 이동통신 3사 누적 가입자 수 증가 △공시지원금 증가 △최신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지난해 1~9월 일평균의 103.8%를 기록했다. 가입유형의 경우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이 늘었다. 미래부는 그 이유를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없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중저가 요금제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7~9월 동안 3만~5만원대 중·저가요금제 비중은 66.1%에서 85.2%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가요금제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해 7~9월 동안 33.9%였던 6만원대 이상 요금제 비중이 지난해 12월 14.8%로 낮아졌다. 미래부는 “지원금과 연계한 고가요금제 가입 강요 금지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6일 발표한 자료. 2014년 이동통신 3사 소비자의 평균가입요금 수준. | ||
이동통신 누적 가입자 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이동통신 3사 누적가입자는 지난해 10월까지 순감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나기도 했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458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7.9%를 차지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단말기 31종의 출고가 인하가 이뤄지기도 했다. 미래부는 구형모델 위주의 출고가 인하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최신단말기의 출고가 인하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G3 beat’의 가격인하 폭은 6.9~14.1%p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아카’는 24.4%p,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 알파는 ’33.8%p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통법의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시장안착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지원금이 일부 올라갔고 출고가가 이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안착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여전히 스마트폰의 출고가 거품은 지속적인 상황이고 통신비 인하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분리공시제가 도입되고 통신비를 지금보다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이동통신 3사 로고. | ||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 관해 안 처장은 “단통법의 효과로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보조금을 많이 못 받는 상황에서 통신비를 인하하지 않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중저가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현배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사는 “시장이 충격을 받은 후 시간이 지나면 자체복원력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흐름들이 모두 단통법의 효과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무엇보다 통신요금의 인하를 촉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출고가 인하 역시 구형모델 위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미래부가 최신모델의 인하사례를 언급했지만 이 역시 G3 beat, 아카, 갤럭시 알파 등 비인기모델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매한 기종 중 인기품목인 아이폰6+ 16GB 모델의 경우 출고 이후 가격 인하폭은 2.6%p로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