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원전반대그룹’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에게 지난 10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설정된 악성코드 이메일을 약 6000통이나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을 정말 북한이 한 것인지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미국 개봉을 거듭 비난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원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한국인 승객 3명 등 162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던 말레이시아 항공사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28일 오전 자바해 상공에서 실종됐다.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한국인 선교사 가족은 다음 달 딸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2014년 한 해를 되돌아보며 눈물이 마를 새 없었던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만났다. 경향신문은 2014년 ‘올해의 인물’로 침몰한 세월호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안산 단원고 250명을 선정했다.
  
다음은 29일 아침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깨알 지침’과 불통…정치는 없었다>
국민일보 <162명 탄 에어아시아기 추락한 듯>
동아일보 <푸드트럭 이동영업 금지 신규 창업신고 1대 그쳐>
서울신문 <최경환·이주열 C+ 경제팀 전원 C이하>
세계일보 <망각…무관심…슬픔은 끝나지 않았다>
조선일보 <두만강 접경 개발 ‘북·중·러 물밑경쟁’>
중앙일보 <이젠 시민이다>
한겨레 <정부 “지주회사 규제완화” 재벌에 연말 선물 안겼다>
한국일보 <국민의 미래가 더 쪼그라든다>

계속되는 원전 사이버공격에도 한수원 ‘속수무책’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에게 지난 10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설정된 악성코드 이메일을 약 6000통이나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 29일자 1면
 

28일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에 따르면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9일 한수원 직원 3571명에게 악성코드 이메일 5980통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중복수신을 제외할 경우 이메일을 받은 한수원 직원은 전체 직원(9,816명)의 3분의 1이 넘는다. 

합수단은 해당 악성코드에 자료 유출이나 탈취 기능은 없었지만 △파일 파괴 △네트워크 패킷 발생(트래픽 유발로 과부하 발생) △하드디스크 파괴 기능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특히 하드디스크 파괴 기능은 10일 오전 11시에 작동되도록 ‘시한 폭탄’ 기능이 설정돼 있었는데, 대부분의 메일이 보안업체 조치로 삭제되고 4대의 업무용 컴퓨터만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합수단은 이번 원전 해킹 시도와 미국 영화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이 모두 북한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수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내 업무망으로 침투하려는 시도가 지난 9일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안전하게 방어 중”이라며 “공격 시도가 원전반대그룹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는 “한수원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이들이 누구인지, 이유는 무엇인지, 이들이 애초에 빼내간 자료가 얼마이며 어디까지인지 등 분명해진 것은 하나도 없어 국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에는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사고 발생 후 병원이 신고하기까지 2∼3시간 이상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한수원 측의 재해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조 사장은 “원전 내부자료 유출과 신고리원전 가스 누출 사고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 죄송하고, 안타깝게 숨진 근로자들의 유족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사과했다. 내부자료 유출에 대해서도 “원전 운영사 최고 책임자로서 거듭 죄송하고, 막지 못해 송구하다”며 말했다.

美언론, ‘인터뷰’ 제작 소니 해킹 “북한 지목 근거 없어”

김정은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을 정말 북한이 한 것인지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이들이 볼리비아와 폴란드, 이탈리아, 태국, 싱가포르, 사이프러스 등 세계 곳곳의 컴퓨터를 통해 공격했고 이들 컴퓨터에는 누구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지목할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 한국일보 29일자 16면
 

한국일보는 “25일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했을 것이라 추정되지만 민간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 해킹·보안협의체인 데프콘 전문가를 인용해 “소니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멀리 찾을 것 없이 내부 직원이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 역시 해킹을 자처한 ‘평화의 수호자들’(GOP)이 사용한 악성코드가 북한의 것과 유사하다는 미 연방수사국(FBI) 발표와 관련해, 이 코드는 오래 전부터 이용돼온 것이어서 전세계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미국 개봉을 거듭 비난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원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 서울신문 29일자 6면
 

서울신문은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7일 대변인 담화에서 소니영화사에 대한 해킹 공격은 북한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보수 세력들이 성탄절에 영화 상영을 강행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북한 국방위는 “오바마는 항상 언행에 신중치 못하고 밀림의 원숭이처럼 행동한다. 자신에 대한 테러를 소재로 만든 영화를 본다면 지금처럼 표현의 자유를 떠들며 환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영화 <인터뷰>는 국가수반에 대한 명예훼손을 금지한 국제법에 반하는 불순 반동 영화이며 반테러를 주장하는 미국이 특정 국가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정보 유출 사건의 북한 연계설에 대해서도 “남조선 괴뢰패당의 반북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인 3명 태운 에어아시아기 추락 사고

한국인 승객 3명 등 162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던 말레이시아 항공사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28일 오전 자바해 상공에서 실종됐다. 인도네시아 조사 당국은 여객기가 악천후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어아시아 측은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자바섬 동부 수라바야의 주안다 국제공항을 출발한 여객기가 이날 오전 6시12분(현지시간) 마지막 교신 후 6분 뒤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29일자 2면
 

경향신문은 “에어아시아 QZ8501 여객기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다 자바해 상공에서 교신이 끊긴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잔해 수색은 조류 때문에 실종 직후 24시간이 가장 중요하지만,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구조팀은 밤이 되자 결국 수색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보도에 따르면 여객기에는 승객 155명과 승무원 7명 등 162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한 한국인은 전남 여수시 여수제일교회 파송선교사 박성범씨(37)와 부인 이경화씨(36), 딸 유나양(생후 11개월)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다음 달 딸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4년간 캄보디아로 파송돼 컴퓨터를 가르치는 등 전문 사역자로 활동했다. 귀국 후 1년10개월간 한국에 머물던 도중 같은 선교사인 이씨와 결혼해 생후 11개월 된 딸을 두고 있다. 함께 실종된 이씨는 인도네시아에서 10여 년 전부터 선교사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어 1년마다 인근 싱가포르로 나와 비자를 갱신해 왔다. 이번에도 싱가포르에서 비자를 갱신하러 나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특히 부부는 다음달 한국에 있는 부모들을 초청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딸의 돌잔치를 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물로 되돌아 본 2014…세월호 학생들과 엄마들

동아일보가 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2014년 한 해를 되돌아보며 눈물이 마를 새 없었던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만났다. 지난 2월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새내기 대학생이 희생되고, 4월엔 세월호 침몰로 수학여행 가던 청소년들이 참변을 당했다. 나라를 지키라고 보낸 씩씩한 아들은 멍투성이 주검으로 돌아왔고,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가 된 아들도 있었다. 

   
▲ 동아일보 29일자 8면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중상을 입은 장연우 씨는 비싼 옷을 사주면 “나는 아직 어려서 이런 것 필요 없다”며 도리어 화를 내던 속 깊은 딸이었다.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은 밥상에 앉아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에게 조잘대곤 했다. 윤승주 일병은 엄마가 39세에 얻은 늦둥이 외동아들이었다. 2014년 국민을 분노와 슬픔에 빠뜨렸던 사건·사고의 희생자들이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이후 이 씨의 딸 장연우 씨(20·부산외국어대)는 진통제를 맞은 지 5시간 만에 다시 고통을 호소했다. 새빨개진 얼굴을 감싼 두 손 사이로 눈물이 흘렀지만 엄마가 들을까 걱정하는 딸은 소리 내어 울지도 못했다. 

김연실 씨(46)의 막내아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정차웅 군(17)은 세월호 참사 당일(4월 16일) 가장 먼저 사망자로 확인됐다.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들을 구하고 남은 친구들을 찾으러 배 안으로 들어갔다가 정작 자신은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막내아들을 잃은 김 씨의 삶은 송두리째 변했다. 올해 10월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지금은 전국을 돌며 더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할 수 있도록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경향신문 29일자 1면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알려진 뒤 어머니 안미자씨(59)는 여러 번 기자회견을 했지만 매번 실명과 얼굴 공개를 꺼렸다. 윤 일병의 두 누나와 다른 가족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서다. 

그러나 안씨는 지난 10월 군 법원의 가해자에 대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인정하는 1심 판결을 내리자 더이상 숨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안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군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내 아들의 죽음으로 군내 가혹행위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계속 문제 제기를 할 겁니다”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2014년 ‘올해의 인물’로 침몰한 세월호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안산 단원고 250명을 선정했다.

어른들은 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렸다. 마지막 순간 휴대폰이 있던 아이들은 메시지를 남겼다. “언니가 말야. 기념품 못 사올 것 같아… 미안해.”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 “누나.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해.” 

경향신문은 “지난 8개월간 세월호에 남겨진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 사람들은 아이들을 애도했다. 연말에도 많은 시민들이 안산 분향소나 광화문광장을 찾거나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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