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등 타 방송사들이 비중있게 다루는 뉴스가 SBS에서만 보도되지 않거나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어 내부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채수현)는 지난 23일 노보 공방위리포트에서 “‘우리만의 뉴스를 하겠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 속에 SBS만의 뉴스로 평가받겠다고 보도국에서 내건 기치지만 최근 정치 소식에서 유난히 그 뉴스 선택과 우선순위 기준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1일 개헌론을 둘러싼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갈등은 KBS와 MBC 메인뉴스의 톱뉴스로 다뤄졌다. KBS <뉴스9>는 <청와대 “개헌 발언 실수 아닐 것”…개헌론에 ‘쐐기’>에서 “김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심기를 내비치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靑, 개헌론에 제동…“국정과제 산적한 시점에 부적절”>에서 “‘개헌론을 꺼낸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실수로 보지 않는다’ 청와대가 김무성 대표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 KBS <뉴스9> 21일자 톱뉴스
 
   
▲ MBC <뉴스데스크> 21일자 3번째 뉴스
 

하지만 SBS <8 뉴스>는 이 이례적 갈등을 한 줄로 처리했다. SBS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뉴스 <당청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 처리”…야당 “불가능”> 말미에 “오늘 간담회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의 개헌발언에 대해 당 대표를 맡고 있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SBS는 청와대와 김 대표와의 갈등을 하루 늦은 22일 톱뉴스로 내보냈다. SBS는 <개헌·연금 잇단 엇박자…심상찮은 당·청 갈등>에서 “개헌론에 이어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까지, 조금씩 자기 색깔을 내기 시작한 김 대표와 청와대의 마찰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20일자 뉴스에서도 SBS만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이 달랐다. 이날 KBS와 MBC뿐만 아니라 종합편성채널도 메인뉴스에서  자석만 대면 총탄이 발사되는 K11 복합소총의 결함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지만 SBS <8 뉴스>에는 관련 리포트가 없다.

KBS <뉴스9>는 <“K-11 복합소총 자석만 대도 격발”…사업 추진 강행>을 톱뉴스로 다뤘고, MBC는 <자석 대면 발사되는 K-11 복합소총…“결함 알고도 양산 강행”>을 세 번째로 다뤘다.    

SBS본부에 따르면, 보도국은 매일 아침 편집회의에서 전날 뉴스 아이템에 대해 평가하지만 이 같은 톱뉴스 선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BS본부는 “우리 사회에서 청와대와 여당 대표가 빚고 있는 갈등이 1분 남짓의 뉴스로도 다루어질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고, 이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SBS뉴스는 자칫 ‘저희 만의 뉴스’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회용 SBS 보도국장은 24일 오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노조의 문제제기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다른 언론사에서 보도한 사안이라고 해서 SBS도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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