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에서 빠졌던 이인수 수원대 총장이 올해에도 국감 증인에서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일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국정감사 여야 증인 채택 협상에서 새누리당이 이인수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 배제를 주장해 결국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증인 채택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수원대가 재판 중이기 때문에 국감 증인에서 뺐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수 총장은 교육부 감사에서 학교 비리 혐의가 의심돼 수사 의뢰 요청을 받았고 검찰 고발까지 당했지만 재판 중인 것은 아니다. 이인수 총장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6명을 해직해 이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교원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수원대의 징계는 절차와 내용상 이유가 없다며 해직 교수들의 복직을 결정했다.

문제는 사학비리 의혹을 받아온 총장들 가운데 이인수 총장만 빠졌다는 점이다. 사학비리 의혹을 받아온 김윤배 청주대 총장, 김광태 안양대 이사장, 김석준 안양대 총장, 김문기 상지대 총장, 김길남 상지대 전 이사장, 김성훈 제주한라대 총장, 김병찬 제주한라대 이사장 등은 모두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 중에도 재판에 연루된 인사가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이인수 총장 증인 채택 배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수원대 교수협의회는 상지대 김문기 전 이사장은 정대화 교수가 전횡을 검찰에 고발해 형사 재판 중이고,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서도 형사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수원대교수협의회는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딸 관련 비리 의혹뿐만 아니라 최근 가장 심각한 사학비리자로 지적 받고 있는 수원대 이인수 총장을 증인에서 제외시킴으로서 오히려 김무성 대표의 딸 관련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무언가 잘못이 있으니까, 새누리당이 무리수를 쓰고, 거짓 변명까지 일삼으면서 이인수 총장을 증인 채택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새누리당 신성범 간사는 두 차례에 걸쳐 야당과 이인수 총장 증인 채택에 합의했다가, 당에 그 사실을 보고한 후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강력한 질타를 받고, 어제(1일) 최종 협상에서 이인수 총장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배제시키는 데 앞장섰다는 후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영 수원대교수협의회 공동대표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상지대 총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교육부 감사 결과에서도 지적되고 검찰에 고발된 것은 물론 증인채택 배제 대가를 제공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수 총장과 관련한 의혹이 훨씬 더 심각한 데도 또다시 증인 채택에서 배제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인수 총장은 해외 출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감 증인 채택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해외 출장을 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총장이 피고발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원대교수협의회는 이 총장의 출국금지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었다.

이인수 총장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수원대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학교의 행사에 초청을 받아 출장을 다녀왔고, 오는 6일부터 미국의 자매대학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대교수협의회 배재흠 공동대표는 "지난해에도 국감 중일 때 보름 동안 일본에 가 있었고, 지난 2011년에는 반값등록금 문제로 12개 대학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유럽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 공동대표는 "국감이 예정돼 있고 김현경 교수 특혜 채용이나 사학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면 떳떳하게 나와 밝혀야 하는데 왜 이런 식으로 피해다니느냐"라며 "합리적으로 해명을 못하니까 어떤 식으로든 빠져 나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수원대 측은 이인수 총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저희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해외 자매 대학 방문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계획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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