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월호 참사를 냉담하게 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 유력 해외 언론사가 박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주변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그의 냉정함과 의심이 많은 리더십 스타일이 전국적으로 비통함에 잠겨있는 대한민국을 치유하기엔 장애가 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오후 올린 온라인판 ‘세월호참사 한국 대통령에 부담’(Ferry Disaster Weighs on South Korean President)이라는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나는 경험해봤기 때문에 가족잃은 슬픔을 아주 잘 안다”고 한 말을 들어 “이것(발언)은 보통 냉정한 62세의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세월호의 침몰과 실패한 구조작업을 두고 전국적으로 분출한 분노와 비통함을 놓고 볼 때, 지나치게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측근과 분석가들 말처럼 전직 대통령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암살당한 비극적 과거에 뿌리를 두는 것처럼 보이는 박 대통령의 무심하고(냉정하고) 의심많은 리더십 스타일은 슬픔에 잠겨있고, 양극화한 나라를 치유하기엔 장애가 돼 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기사엔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도 인용됐다. 로이터는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소 여론개량분석센터 연구원의 말을 빌어 “그녀는 처음에 정말 좋은 몸짓(제스처)을 보여줬지만 나중에 그녀는 아예 부재한 것처럼 보였다”며 “그녀는 동정심을 더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도움이 됐겠으나 아마도 그것은 그녀의 진짜 스타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대응이 지난해 2월 시작된 그녀의 임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여권 내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도 실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박 대통령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리더십을 보여주는 기회였는데, 이를 놓쳤다”며 “그녀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어야 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뛰어들었어야 했는데, 그녀가 그렇게 했다면 이런 혼란에 놓여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손수조 전 새누리당 의원 후보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몇주일 동안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처럼 정치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혐오한다”며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즉각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있으면서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온라인판에 게재된 로이터통신의 박근혜 대통령 리더십 분석기사.
 

세월호 참사의 기원에 대해서도 로이터는 “과적을 했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했던 세월호의 침몰은 50년전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진행한 한국의 경제기적의 최악의 측면 일부를 압축한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부패’, ‘미약한 규제’, ‘느슨한 안전기준’이라고 제시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의 좁은 인맥이 드러난 점에도 주목했다. 로이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내각에 장관을 임명할 수 없었을 때 박 대통령의 이너서클(핵심층) 규모가 작다는 것이 노출됐다”며 “두차례에 걸친 낙마 끝에 결국 그녀는 재임 총리를 붙드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말을 빌어 “이것이 그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그녀는 아주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과만 바로 가까이에서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며 “그녀가 대선후보 때엔 보안과 신뢰상의 이유로 잘 작동했지만, 지금은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과거 모습과 현재의 성격이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로이터는 “학생시절 박 대통령은 평범함을 갈망했으며 대통령의 딸로서 드러나지 않으려 했다고 그녀를 가르쳤던 한 교사가 전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시절 가족의 치과의사로 그녀와 테니스를 치곤했던 양영태씨는 “그녀는 참을성과 인내심이 강하다”라며 “일부 사람들은 그녀 리더십의 귀족적인 면에 초점을 두지만, 박 대통령의 고통의 흉터를 보지 못한다”며 “바로 이것이 그녀를 조용하게 하고,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후로 썼던 자서전에 담긴 측근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로이터는 “1993년 출간된 저서에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기에는 그녀가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자신의 가족에 충성스러웠던 것으로 믿었던 사람들에게 부친 사후 느꼈던 배신감에 대해 말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말은 자신의 마음속에 품은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내가 겪은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을 감추기 위해 말한다”고 쓴 책 내용을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박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했던 심리의 일단을 전하기도 했다.  

“내 자신을 반성하고 밀어붙이지 않은 날이 없다…나는 내가 가진 소중한 시간에 이루고 싶은 것을 이뤄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붙인다”

(이 로이터 뉴스의 번역은 외신번역전문사이트 뉴스프로의 전문 번역본을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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