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진위 파악에 나서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다양한 계파에 소속된 의원 18명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박 위원장 탈당 반대, 자진사퇴 요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모임에는 강기정·김경협·김동철·김현·김용익·노영민·오영식·우원식·유승희·은수미·이인영·이원욱·인재근·정성호·최민희·최재성·홍영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초재선 의원을 비롯한 다양한 계파 소속 의원이 폭넓게 참여했다. 이들의 만남은 ‘박 위원장 자진 사퇴’ 의견을 모은 지난 14일 이후 두 번째다. 

유승희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 탈당에 대해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어제(14일) 논의한 대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사퇴 요구는 이미 3선 중진 원로모임에서 몇 주간 지속된 것”이라며 “만약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동대응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동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위원장 겸 혁신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3선 이상 당 중진 의원들도 14일 박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탈당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이상민 의원은 1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박 위원장이 좀 비켜주셔야 정리정돈이 될 수 있겠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며 사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탈당에 대해 이 의원은 “원내대표이고 비대위원장인데 탈당을 운운하는 그런 경솔한 결정을 할 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과 ‘박남매’로 불릴 정도로 가까운 박지원 의원도 1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리더십 문제로 인한 삼진아웃 탈퇴 요구는 건강한 정당에서 나올 수 있지만 그런다고 탈당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탈당 운운하는 것은 나쁘고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 탈당설에 대해 당내 지도부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치적 선택이나 정치적 언어를 사용할 때 그 말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할 수밖에 없는데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말 할 때는 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14일 박 위원장을 만나 “나를 죽이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내가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발언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2~3일 간 칩거하며 생각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의원과 상의한 안까지 친노계의 반대를 받다보니 박 위원장이 배신감을 느끼면서 상당히 격앙된 것 같다”며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건 당을 새로 만들겠다는 의도보다는 감정적인 대응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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