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새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의 면담과 결단을 촉구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등 130명은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대통령과의 면담 약속이라도 받아야겠다”면서 “물론 그 전에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결단해준다면 더욱 좋겠다.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유민 아빠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고 오영석 학생 어머니 권미현씨, 고 최성호 학생 아버지 최경덕 씨 등 3명은 22일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청와대 민원실 앞 우편함에 넣고 돌아왔다. 유가족들은 이후 청와대 근처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동사무소 앞을 뺑 둘러싸 출입을 가로막기 시작했다”면서 “밤이 깊어가는데 깔개를 들여보내지 않아 아스팔트 맨바닥에 눕기 시작했다. 겨우 들여온 깔개와 비닐을 바닥에 깔려고 하자 경찰 수십 명이 들이닥쳤다”고 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달려들어 깔개와 비닐을 빼앗아가려는 경찰 때문에 가족들이 바닥에 뒹굴며 다치기도 했다. 심지어 새벽녘 화장실을 다녀오려는 가족 3명의 길을 막아 한 시간 동안 길에 서있기도 했다. 밤사이 갑자기 비가 쏟아져 바닥에서 자던 가족들은 비가 그칠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 했다”며 경찰의 폭력성을 고발했다. 

이들은 “대통령부터 장관, 국회의원들이 찾아와 인사하던 진도체육관과 비교하면 넉 달 사이 정부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몸으로 실감한다”고 성토했다.   

   
▲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가족대책위는 유가족의 동의 없는 여야의 일방적인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에 대해 “법안의 쟁점 하나하나보다 더 큰 쟁점이 있다”면서 “진실을 밝힐 것이냐 숨길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족대책위는 “끝내 진실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통령은 가족의 여한이 없도록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국정조사에 자료 제출조차 거부했다”면서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이들은 면담 신청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 올 때까지 청와대 앞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청와대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국민대회가 열린다.

한편, 가족 대책위는 28일 오후 장기간 단식농성으로 병원에 실려간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건강상태와 관련, 수치상 위험 범위는 벗어났으나 아직 혈당이 낮은 상태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할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김 씨는 계속 단식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가족대책위는 이와 관련 "어째밤 둘째 딸인  유나 씨가 찾아와 잠을 자고 갔는데, 아빠 상태에 너무 마음 아파하고 단식을 중단하라고 애원해 김영오씨가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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