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 사진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두개골만 남고 모두 훼손된 것과 관련해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는데 3~4개월이 걸린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부패가 진행될 때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다는 식으로 반박했다.

24일 유씨 추정 사체 발견 당시 사진을 보면, 두개골이 드러나 있으며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있다. 이를 두고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을 상대로 머리카락이 빠진 시신의 상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자신을 장례사라고 소개한 한 순천 주민이 “머리 빠졌다고 나오는데 머리는 마지막에 빠진다. 그 때 추워서 3년은 걸릴 수도 있는데, 그렇게 빠지려면 3~4달 돼야 한다”고 말한 녹취록을 소개했다. 이를 두고 서중석 국과수원장은 “머리는 부패가 진행될 때 자연스럽게 탈락할 수 있다”며 “법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 말 참고하지 말고, 국과수 원장의 말을 믿으라”고 주장했다.

이날 아침 발견했다는 안경에 대해서도 유병언이 쓰던 안경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성한 청장은 ‘안경이 왜 깨끗하냐, 사진상으로도 알 수 있지 않느냐’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그 안경이 유병언 것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 습득했으니 확인해보는 것”이라며 “(평소에 쓰던 것과는)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유씨의 키에 대해서도 전국에 뿌려진 유병언 수배전단에는 165cm로 나와있으나 국회에 제출한 수배전단에는 160cm로 돼 있느냐는 노웅래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성한 청장은 “지난 6월 16일 바뀌었다”며 “인천지검에서 정보를 받아서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국민TV뉴스가 공개한 변사체 사진.
 
노 의원은 “그것이 말이 되느냐”며 “신체 특징 중 키가 가장 기본인데, 수배전단이 165에서 160으로 바뀐다? 이것은 수사를 안하겠다는 얘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유병언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있던 변사체였다는 진도 주민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진도 주민 증언 중에는 112 신고를 한 것이 지난달 12일 9시가 아닌 7시 이전이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주승용 의원은 전했다. 이성한 청장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변사체 발견할 시점이 매실 수확시작할 때라고 이 주민은 증언했는데, 하나로마트 집하장에 확인해보니 올해의 경우 4월 중순이었다”며 “다른 변사체는 발견된 것이 없다고 했다. 이 말이 맞으면 모든 것이 흐트러지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경찰이 지난 22일 발표한 사체의 유류품 가운데 가방의 경우 국과수에 보낸 시점이 지난달 13일이 아닌 발표 전날이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과수에 넘길 때 왜 유독 가방만 나중에 넘겼느냐”고 따졌다.

부검의뢰서 수발문서에 있는 유류품 항목 가운데 ‘DNA 감정’의 경우 나중에 볼펜으로 쓴 것으로, 위조라고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이 전했다. 또한 강 의원은 “부검의뢰서에 성명을 미상으로 써놓고 주민번호는 왜 (유병언의 것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미 유병언의 유전자를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변사체 발견 당시 행려병자로 알고 있던 경찰과 달리 국과수가 어떻게 유병언과 일치하는 결과를 내놓았느냐는 김민기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의에 대해 서중석 원장은 “‘딤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저장된 데이터 안에 행려인 유족들로부터 미리 채취해놓은 유전자와 수용자 및 범죄자 유전자 등이 있다”며 “모든 카테고리를 다 대조하게끔 돼 있는데 (데이터베이스를) 해봤더니 나왔다”고 주장했다.

서 원장은 “현장의 타액 등 여러 가지를 조사해서 이미 유병언이 이런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것(시료)을 대검과 공조해 확보해놓은 상태였다”며 “해보니 퍼펙트하게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변사체의 유전자와 유병언의 유전자가 100% 일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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