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96년 MBC 고발프로그램 <카메라출동>이 방송한 음주운전 단속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사실과 다른 내용이어서 당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사안이라고 즉각 해명에 나섰다. 

MBC 카메라 출동은 지난 1996년 10월 20일 음주운전 단속 백태를 고발하면서 "단속에 걸린 모 방송사 기자의 당당한 모습"이라며 SBS 재직 시절 정 후보자가 단속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한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에서 정 후보자는 "나 기잔데 집에 다 왔다고 지금…먹질 않았어요. 3/2..."라고 말하는 모습이 나오고 MBC는 "가족끼리 왜 그래 나 기잔데, 소주 2/3병 밖에...먹은 놈을 잡아야지"라는 자막을 넣었다. MBC는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기자신분을 내세워 단속을 거부하는 모습의 영상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해당 영상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사실관계가 달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1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성수대교에 길이 밀려 있었다. 부장들을 태우고 운전을 하고 가는데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 음주단속에 걸린 게 아니다. 불어서 (음주측정 초과)수치도 안 나왔다. 음주 단속을 하는데 퇴근시간에 길이 막혀 있어 기자로서 건방을 떨어서 시끄럽게 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2/3잔이라는 것을 3/2병이라고 하고 얼굴을 낸 것은 명백한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이어서 언론중재위 제소해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두번의 중재를 거쳐 사과를 권고했는데 아침뉴스로 정정보도한다고 해서 거절해 중재가 불성립돼 버린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도 이걸 가지고 퍼날라 공격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정말 억울하다.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인데 당시(2012년)대학원에 다니는 딸이 펑펑 울면서 이런 일이 있냐고 했다. 가족에 대한 폭력이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 지난 1996년 10월 MBC 출동카메라는 음주운전 단속 백태 영상이라며 정성근 후보자가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도했다.
 

정 후보자가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조서에는 지난 1996년 당시 MBC와 정 후보자 측이 사실관계를 두고 다투는 과정이 담겨 있다.

언론중재위원은 MBC 보도 내용 중 정성근 후보자가 육성상 2/3병인지 2/3잔인지 말하는 것이 분간하기 어렵다며 "시청자의 판단에 맡길 사항은 기자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시켜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MBC 측은 "보도시간 마감관계상 얼굴을 노출시킨 사실은 인정하지만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또한 신청인 주장 중 음주측정결과 수치가 안 나왔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차 내에서는 감지기로 음주여부만 확인하고 하차 후 음주량측정을 하게 되는데 음주량측정을 한 사실은 없었다. 이 사실은 원보도 필름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번째로 열린 언론중재위원회에서도 MBC는 "소주 2/3잔을 먹었다는 내용을 소주 2/3 먹었다라고 표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중재위원회는 '2/3'에 대한 해석은 시청자에게 맡기는 것이 옳았다며 정 후보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하지는 않았다거나 음주측정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MBC는 "신청인(정 후보자)이 요구한 정정보도를 9시 뉴스시간에 보도할 수는 없다"며 "기사의 진위 여부를 떠나 피신청인측(MBC) 책임자가 신청인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는 선에서 사건이 종결되기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고 정 후보자 측은 정정보도를 원한다고 밝혀 끝내 중재신청이 불성립됐다.

앞서 지난 2012년 3월 13일 동아일보는 <새누리도 ‘非도덕 공천’>이라는 기사를 통해 “신설 지역구인 경기 파주갑에 전략공천된 정성근 전 SBS 앵커는 1996년 음주운전 단속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한 방송사의 고발 프로그램에 방영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관련 영상이 지난 2012년 총선 당시에도 확산되자 사실관계를 소명한다며 포털 사이트에 언론중재위 회의 문건을 제출하고 영상을 내려줄 것을 청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관련 영상은 삭제돼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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