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OBS 교양프로그램의 사회자로 방송에 첫 복귀한다. 내부에서는 부적절한 인사가 ‘낙점’이란 형식으로 기용됐다며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인촌 전 장관은 OBS <명불허전>의 새로운 사회자로 오는 6월부터 합류한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대담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송지헌·조은유 OBS 아나운서가 진행해왔다.

OBS 관계자들에 따르면 OBS 경영진과 제작진은 사회자 교체에 대해 논의했고, 제작진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 등을 후보군으로 올렸다. 하지만 경영진이 ‘유인촌 전 장관을 포함시켜 다시 후보군을 올리라’는 지시 이후 유 전 장관이 사회자로 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계에 몸을 담았던 인사가 <명불허전> 사회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탤런트 출신의 정한용 전 민주당 의원이 2008년~2009년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내부에서는 문화예술계에 발이 넓은 유 전 장관이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 섭외에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부적절한 언행과 문화예술계에 대한 압력 행사로 물의를 빚은 유 전 장관이 방송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이른바 ‘좌파 예술인’ 색출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YTN 화면 갈무리 
 
유 전 장관은 취임 직후였던 2008년 3월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언급, 전임 정부 하에서 임명된 문화예술계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 압력을 가해 논란을 빚었다. 특히 ‘표적감사’를 통해 강제 해임하는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문화예술계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해임된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은 이후 대법원에서 나란히 해임무효 확정 판결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유 전 장관은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사진기자들에게 ‘찍지 마 씨×’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지부(지부장 이훈기) 관계자는 “‘문화예술계에 전에 없던 파벌을 조장했다’라는 평가를 받는데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전 언론 현업자들에게 막말 파문을 일으키는 등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한데 이번 복귀가 어떻게 비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동호 OBS총괄본부장은 ‘낙점’ 논란에 대해 “임원들에게 올라온 명단에는 유 전 장관이 포함돼 있었다”며 낙점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본부장은 “정치하다가 잡음이 있었지만 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장관 때의 모습보다는 그 전의 이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 만약 장관 시절과 똑같은 잡음이 일어난다면 주의를 주거나 하차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YTN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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