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동상에 올라 기습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다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 사건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감리교 신학대학교 소속 대학생 8명은 8일 오후 2시 30분경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유가족을 우롱하는 박근혜는 물러가라"고 적힌 펼침막을 펴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유가족의 요구안을 전면 수용하라",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성명을 읽었다.

이들은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 '감리교신학대학교 사람됨의신학연구회'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스스로를 보수정권이라 칭하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삼겠다는 박근혜 정권은 초기대응능력부터 시작해 유족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탄압까지 포함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태도로 사태를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소위 정치가라는 작자들은 진도 내려오는 길에 '시'를 쓰고, 사태처리를 위한 업무를 보던 탁자에서 '라면'을 먹으며 스스로가 어떤 계급을 대변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이 정권에 대하여 우리는 깊은 슬픔을 넘어 분노하고야 말았다"며 "눈치 없는 박근혜 대통령은 보여주기 식의 '퍼포먼스'를 위하여 의전 대동하여 진도에 방문하며 실종자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실종자 가족들이 분을 못이겨 행진을 하고 청와대로 가려고 하자 공권력이 막아 나선 것과 관련해 "버스를 대절할 수도, 서울로 올라갈 수도 없어 울부짖는 가족들에게 '돼지'와 같다고 말하고, '전문시위꾼', '외부세력의 개입'이라며 다시 한번 꺼내든 '종북' 몰이를 보았다. 우리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을수 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박근혜를 필두로 한 유사정권은 우리 모두가 책임없는 정부, 책임없는 대통령, 수백 국민의 죽음앞에서 조차 더러운 연극놀음을 벌이는 광대로서의 국가 국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며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이 가지 못해 설움이 맺힌 청와대 앞으로 갑시다. 오늘 이 광화문 사거리를 넘어, 저 청와대로 갑시다.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정치인들이 응당 받아야 할 댓가를 치루게 합시다"라고 밝혔다.

   
▲ 대학생 세종대왕 동상 기습 점거 시위 모습.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 페이스북
 
   
▲ 세종대왕 동상 기습 점거 시위한 대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 페이스북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학생들을 동상 아래로 끌고 내려와 전원 연행해 서대문경찰서로 이송했다.

강제 연행 후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는 논평을 내고 "지금 광화문 거리는 유령으로 가득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히고 삭히며, 일터를 지키고 해야할 일을 하며 정부의 결단을 기다렸던 국민들의 염원이 영이 되고 혼이 되었다. 탄압의 상징이 되어 버린 박근혜 정권에 대한 일년 동안의 두려움조차 실체화되고 있는 이 염원과 분노를 막을 수는 없다"며 "이것이 감신대 신학생들의 절박한 외침입니다. 이것이 감신대 신학생들의 정당한 주장입니다"라며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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