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로 수백명의 실종·사망자를 내면서도 지지부진한 정부의 구조활동을 비판하며, 자신의 민간장비 ‘다이빙벨’로 구조에 보탬을 주겠다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와 이번 구조활동을 강도높게 비판해온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서프라이즈 대표)에 대해 보수종편이 ‘조롱조’로 비난하고 나서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사실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과거 영상 일부만 떼다가 웃음거리를 만들었다며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 할 때 저런 정치공세로 뉴스를 제작하는 언론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신 대표도 자신의 발언 전체를 일부만 떼어내 왜곡했다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채널A는 23일 저녁 <채널A종합뉴스>와 24일 오전 뉴스를 통해 ‘주인공 안바뀐 괴담 되풀이’ 리포트에서 앵커멘트로 “갖가지 괴담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두번 울리고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며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 같은 일들이 4년만에 되풀이되고 있고, 주역들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채널A는 “천안함 폭침 사건의 원인을 북한의 어뢰가 아닌 좌초라고 주장하며 논쟁을 부추겼던 신상철씨가 4년이 흘렀지만,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지난 4·19 집회 때 신 대표가 했던 발언을 예로 들었다. “좌초를 해서 충돌까지 한 천안함을, 어뢰 폭발이라고 조작질을 하고 왜곡까지 해서 사고를 사건으로 만들어놨다”는 신 대표의 발언이다.

채널A는 신 대표가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놓고도 좌초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그의 주장을 옮겼다. “속도를 높이면 배가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앞이 좀 뜹니다. 그 만큼 저수심에서 닿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정부의 구조 부실에 대해서도 신 대표가 “왜 못합니까? 안 구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한 대목을 들어 채널A는 “정부가 구조를 못 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서슴치 않는다”고 비난했다.

   
지난 23일 저녁 방송된 채널a 저녁뉴스.
 
또한 이종인 대표에 대해 채널A는 “자신이 만든 다이빙 벨을 최고의 세월호 구조 수단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이종인씨 역시 천안함 사건 당시 등장한다”며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좌초를 주장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쳐놓던 영상도 다시 화제”라고 방송했다.

이 과정에서 채널A는 지난 2010년 10월 국정감사 때 출석한 이종인 대표가 ‘과학 분야에 종사한 적이 있습니까? 폭발쪽에’라는 김옥이 당시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 “폭발 쪽은 뭐…중학교 때 그쪽에 전념한 적이 있었습니다. 1년간…”이라고 답한 것과, 좌초된 선박 구조와 관련해 “좌초된 것을 우리가 구조해서 NLL 넘어가서 우리가 전해준 적이 있다”는 발언 영상을 방송했다. 그러면서 채널A는 뉴스영상에 물음표를 표시하는가 하면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배경음향을 삽입하는 등 의도적인 편집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채널A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혼란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구조와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24일 무슨 의도로 이런 방송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지금같은 상황에서까지 정치적으로 몰아가려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다이빙벨 투입을 그렇게 안된다고 못하게 해놓고 왜 다른 경로로 다이빙벨을 가져왔는지 의문”이라며 “사람의 목숨을 살려야 하는 문제에 대해 이 언론사 담당자는 무슨 의도로 이런 뉴스를 내보낸 것인가. 멍청한 것이냐, 정치적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럴 때 이렇게 정치적으로 얘기하는 X들이 어디있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오전 방송된 채널a 저녁뉴스.
 
4년 전 국감에 출석해 발언한 좌초선박 NLL 이북 전달 사실에 대해 이 대표는 “천안함 국감 때 NLL 넘어간 언급을 한 것은 실제 있었던 사실을 전한 것”이라며 “지난 2003년엔가 이북의 1100톤 되는 유류운반선이 대청도 해안에 좌초돼, 정부의 구조노력에도 결국 포기하고 우리에게 맡겨 우리가 한 달이 채 안돼 구조해서 해양경찰과 대한민국 해군 호위 아래 NLL 쪽으로 가서 해군이 빠지고, 또 더 들어갔을 땐 해경도 빠지고 우리만 올라가서 ‘만경봉호’라는 배를 만나 선박을 넘겨주고 인계인수서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는 정부에서 우리에게 요구해서 한 일”이라며 “그 당시 국회의원은 잘 모르니 그렇다쳐도 공들여 한 일에 대해 어떻게 알아보지도 않고 장난처럼 웃음거리로 만들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만든 다이빙 벨을 최고의 세월호 구조 수단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는 채널A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그것으로 세간에 이목을 받는 것과 이번 구조활동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사람 살리는 기술 갖고 있는 놈이 살려보겠다고 하는데, 안보낸 정부가 안보내기로 한 것과, 아직 결론도 안난 천안함 사건을 연결지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구조해보겠다고 난리치는데, 씹으려면 제대로 알아보고나 씹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시 정권에 반하는 주장을 폈다고 해서 이런 비상시기, 긴급상황에서 구조자의 양심을 걸고 나선 행위를 이렇게 웃음거리로 만들고, 오해를 낳아 불명예를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언론으로서 문닫게 해야 한다”며 “내가 돈과 시간이 많으면 변호사 사서 당장 해보겠으나 ‘이런 뉴스를 쓰는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모르니까 그러겠지, 잠깐 헛갈려서 그런 것으로 이해’하지만, 스스로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중대한 문제를 천안함과 엮어서 날 갖고 자꾸 낚시 기사를 쓰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 했던 발언이 담긴 영상의 모든 맥락을 누락한채 일부만 편집해 그것만이 전부인 것처럼 해서 날 놀림감으로 만든 것은 진심으로, 공개적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초기 채널A로부터 인터뷰와 출연 요청도 있었는지에 대해 이 대표는 “출연 요구한 적이 여러번 있었지만 출연하지는 못했다”며 “일부러 안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안맞아서 못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저녁 방송된 채널a 저녁뉴스.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 등이 ‘소모적 논쟁’이라는 채널A 주장에 대해 “이 사건은 정쟁이나 논쟁이 아니라 재난 사고이며, 이를 수습하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방법을 쓰지 않아 소모적인 논쟁을 낳은 것”이라며 “그런 점잖은 얘기를 하기 전에 현장을 가보면 얼마나 이 사태가 엄혹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도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고이후 전직 항해사이자, 해운관련 종사자, 조선소 신조선 감독으로써 경험하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언론과도 인터뷰하고 견해를 내왔는데, 그 내용 전체를 무시한 채 특정 발언으로 문제삼는 것에 대해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번에도 좌초 주장을 폈다는 채널A 주장에 대해 신 대표는 “사고원인 가운데 그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가 변침을 해서 뒤집어졌다는 주장인데, 이것이 어처구니 없다는 점을 알리려 했던 것”이라며 “모든 선박은 최대한 변침을 해도 운항하는데 이상이 없도록 설계돼 있고, 그렇게 운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화물적재나 복원성의 문제, 발라스팅의 문제 등 운항자의 과실이 근본적인 원인이지, 마치 변침과 급선회가 원인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마치 선박이 버스와 같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선사에서는 120명 이상의 승객을 더 태우려는 욕심으로 개조하고, 선급에서는 복원성 악화를 알고 있으면서도 승인하는 조건으로, 화물을 1400톤 가까이 적게 실어야 한다는 식의 권고만 한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 모두를 비판한 것인데도 지난 4·19 집회에서 좌초 발언과 ‘못구하냐 안구하냐’ 언급만을 떼어나 마치 내가 ‘일부러 구조를 안한다’고 발언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 대표는 “못한다는 최선을 다했을 때 쓰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경우엔 안한 것”이라며 “최선 다하지 않을 경우 모든 역량 동원하지 않았을 경우 최대한 활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을 때 우리는 ‘못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데도 마치 이를 이념의 문제로, 천안함 때의 조사했을 때 조사위원으로 싸잡아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라는 채널A 주장에 대해서도 신 대표는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민간에서 요구한 다이빙벨 장비 투입을 처음부터 실효성 운운하면서, 보다 못해 진도까지 간 이종인 대표를 돌려보낸 정부와 이 대표의 인터뷰를 내보낸 JTBC를 징계운운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객이 전도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신상철 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 서프라이즈 대표. 사진=아우라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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