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합동수사본부는 진도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변침에 의한 복원력 상실을 침몰의 원인으로 가닥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선장 이준석씨도 항로 변경을 위한 변침에 의해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전복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조타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화물이 과적이 돼 있는 상태에서 고정이 되지 않아 배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 침몰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사고 초기 암초에 의한 충돌 가능성이 유력시됐는데 전문가 중에서 충돌 가능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용현 한국잠수산업연구원장은 사고 초기 언론 인터뷰에서 “여객선이 뒤집힐 만큼 물이 들어왔다는 것은 암초를 타고 넘으면서 구멍이 상당히 크게 났다는 얘기”라며 암초 등의 충격에 따라 선체에 파공이 생기면서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 연구원장은 내부 폭발설에 대해서도 “세월호 정도 규모의 배가 완전히 뒤집히면서 침몰하려면 구멍이 크고 물이 많이 유입돼야 하는데 내부에서부터 큰 구멍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 정용현 한국잠수산업연구원장
 
정용현 연구원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현재 침수로 인한 침몰이 아니고 복원력 상실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복원력에 의해 침몰이 된다면 그것은 배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검경수사본부의 침몰 원인 수사 방향과는 정반대의 의견이다.

정 연구원장은 “우리나라가 조선 강국이다. 그럼에도 배의 증축 과정에서 배의 무게 중심이 올라간 것이 충분히 원인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배가 항해하면서 수없이 변침을 하는데 변침에 따라 전복을 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장의 암초 등 충돌에 의한 침몰 가능성에 대해 “충돌에 의한 파공이 나면서 침몰했다는 것은 미국 CNN 보도에서도 판단하고 있고 타당성이 있는 얘기”라며 “주도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복원력 상실 원인도 타당성이 있는 얘기지만 변침으로 급선회해서 전복했다는 것은 맞지도 않을 뿐더러 그렇게 된다면 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장은 “아직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선수 오른쪽 파란색 부분에 갑판과 통하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기관실이어서 그 공간으로 물이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장은 사고 초기부터 표면공급식 잠수기법을 도입했더라면 수색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쿠버 장비로는 20~30분 정도의 시간 밖에 수중 구조 활동을 할 수 없지만 표면공급식 잠수 기법은 수 시간 동안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 활동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장은 “침몰 선체 위에 온탑을 세워놓고 앵카를 4개를 내려 다이버가 2명 정도 내려가서 1~2시간 정도 수색 작업을 하는 장비로 수심이 낮고 가라앉아 있으면 괜찮지만 현재 세월호 침몰 수심이 애매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민간 쪽에서 주로 하는 기법인데 해군이 낫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해군의 잠수 능력은 인정하지만 민간 잠수부들의 장비를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구조 활동을 벌였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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