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창간한 매체비평지 <미디어스> 기자들이 21일 오전 9시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미디어스 경영진이 기자들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매체를 폐업하겠다고 통보하는가 하면 노조와의 단체협약 협상테이블을 거부하는 등 편집국을 독선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전국언론노조 미디어스분회는 지난 14일 김완 편집국장 대행이 최근 경영진과 갈등으로 사표를 제출하며 발생한 편집공백과 향후 미디어스 운영 빙안을 듣고자 경영진과의 간담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

오히려 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스 기자들에게 미디어스의 매체 성격을 ‘사업위주’로 변경하고 기존 미디어스를 폐업하고 법인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안현우 대표와 나를 믿고 가지 않는 한 같이 가기 어렵다”며 사직을 종용하기도 했다.

   
▲ 매체비평지 미디어스 로고.
 
지난 3월 26일 전국언론노조 분회로 출범한 미디어스 분회는 안현우 대표에게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지 않고 미디어스 폐업 절차를 밟을 경우 위장폐업으로 간주하고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일련의 사태는 그간 지속된 주먹구구식 운영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며 사측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논의 시작 △김완 기자의 사표 수리 중단 △사실상의 위장폐업 및 선별적 고용승계 운운·선택 강요 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노조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사측은 16일 “법인전환 관련 일체 변화 안에 대해 무기한 보류를 결정했다”는 답을 전달했지만 나머지 요구안에 대해선 노조가 답변기한을 못 박은 21일 오전 9시까지 답하지 않았다. 미디어스분회는 21일 성명에서 “경영진은 ‘대표가 내일(화요일) 얘기를 해보자고 연락이 왔으니 스케줄을 조정하고 사무실에 있으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그동안 숱한 대화요구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답변이며 분회의 최종요구에 대한 답도 찾아 볼 수도 없어 조합원들에게는 모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스분회는 “세월호 침몰이라는 대형사고가 발생, 이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반인권적 보도를 감시해야할 이 때 조합원들은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며 “미디어스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한 공론화와 함께 노조 차원의 단결된 대응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 시점을 기준으로 전면적인 업무 중단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안현우 미디어스 대표는 지난해 편집국 구성원들과의 마찰로 미디어스를 6개월 이상 떠나 있다가 최근 복귀를 알렸다.

권순택 미디어스분회장은 “사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 입장도 달라질 수 있다”며 “최소한 노조를 인정하고 단협 테이블에 응하겠다는 입장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택 분회장은 “사측은 공문으로 답을 달라는 분회 요구에도 명령조의 문자만 보냈다. 사측이 아직까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아 언론노조 노무사는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교섭 자리에 나오지 않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다. 대표가 법 위반을 하고 있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미디어스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안현우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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