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수색 사흘 째. 단 한명의 생존자 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생사만이라도 확인해달라"고 울부짖었다.

18일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여성 40여명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합니다. 우리 애기들 추운데 물속에서 있다구요. 빨리 구조해주세요. 생사 확인해주세요"라고 오열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은 "1분 1초라도 빨리 구조해달라구요. 춥다구요. 우리 애기들 춥다구요. 어떡하라고,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건데"라며 "생사만이라도 확인해주세요. 생사 확인하는 방법 박근혜한테 말해야 하나요. 대통령한테 말해야 하나요. 청와대 가야 하나요. 청와대 갑시다"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명 한명씩 마이크를 붙잡고 자녀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에어 포켓에 있대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착해서 그대로 있으라고 해서 기다렸던 아이들입니다. 따뜻한 물 한 컵이라도 먹이고 따뜻이 안아줄 있게 해주세요"

"제가 죄입입니다. 제발 안을 수 있게만 해주세요, 이렇게 빌겠습니다"

"엄마 잔소리 안할게 돌아와"

"시신만이라도 찾게 해주세요"

"우리 아들 딸이라고 생각하시고 아이들 고통받는 것만 생각하면 해법이 있을 거에요"

실종자 가족 중에는 오열을 하다 실신하고 가족들 품에 실려 구급대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가족이 속출했다. 팽목항 현장은 실종자 가족들의 울부짖음으로 깊은 슬픔에 빠진 모습이다.

정부는 이날 저녁 7시부터 시작해 새벽 6시까지 250발을 조명탄을 쏘고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경 잠수부들은 선체 3층 격실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밤 11시 40분께 해경은 잠수대원 투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숙소 옆엔 대규모 시신안치소도 설치됐다. 가족들의 요청으로 세워진 시신안치소는 천막 15동 이뤄졌고, 추가로 천막을 설치 중이다. 천막 안에는 스티로폼 위에 야간 침대가 마련돼 있다.
 

   
▲ 실종자 가족 40여명이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무릎을 꿇고 "시신만이라도 찾게 해달라"며 대국민을 호소를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 활동 투입이다.

실종자 가족과 민간 잠수사들은 해양경찰과 군이 투입을 자제해 18일 고작 4명만 투입됐다는 주장을 내놨다.

민간 잠수부들은 현장으로 온 550여명의 잠수사 중 이날 구조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4명이라며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항의에 나섰다.

실종자 가족은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을 향해 "민간인 다이버 550여명 중 이날 오전, 오후에 50명이 투입됐지만 4명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전동지회 여수지부 이성호씨도 "특전동지회에서 140명이 왔고 잠수가 가능한 인원이 50명인데 30명이 나가서 4명이 물에 들어와서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성호씨는 "내내 대기하고 있다고 투입시켜달라고 하고, 자체 배를 타고 간다고 하면 신고가 안된 배라서 회수시킨다고 했다"며 "유도 로프를 잡고 내려가면 선체까지 갈수 있는데 시도조차 안했다. 선체까지 연결돼 있는 상태라면 무조건 들어간다고 본다. 민간 다이버의 활용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수현 청장은 "19시부터 21시까지 96명의 해경이 투입돼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맹골도(구조활동 지점)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조류가 강한 곳이다. 오후 사전에 해군과 해경이 교두보를 설치했다. 민간잠수부가 접근하면 위험한 사태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의 발언은 '위험한 환경' 으로 민간 잠수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입을 자제시켰다는 얘기인데 실종자 가족들은 결국 언론에서 수백 명이 넘는 잠수부 인원이 투입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대표적으로 MBC는 18일 오후 이브닝뉴스에서 "현재 해경 288명, 해군 229명, 소방 43명, 민간 72명 등 모두 600명이 넘는 잠수력이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데요"라고 했는데 실종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수백 명이 투입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 잠수사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가족들은 잠수사들의 활동이 가족의 생사 여부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가 민간 잠수사들의 투입을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신이 커진 것이다.

김수현 청장은 "국민들이 비탄과 슬픔 속에 잠겨 있다. 이런 시기에 경찰관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많이 괴롭겠지만 성숙한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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