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여러 지사들이 옥상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KT가 대규모 명예퇴직과 영업·AS 업무 분사, 사내 복지 축소 등을 종합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직후 옥상이 폐쇄된 것. 본사가 옥상 폐쇄를 지시했고 그 목적은 ‘자살 방지’에 있다는 게 KT 관계자들 설명이다. 삼성전자 CEO 출신으로 지난 1월 취임한 황창규 회장은 취임 2달여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고, 이로 인한 후폭풍이 예견되고 있다. 

KT새노조(위원장 조재길), KT노동인권센터(집행위원장 조태욱) 및 복수의 KT 관계자에 따르면 KT의 지사들은 지난 8~9일 옥상을 폐쇄했다. 서초지사, 서대문지사, 강서지사, 반포지사, 신촌지사, 부평지사, 포항지사 등 10여 곳 이상이 최근 옥상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서울 광화문지사도 ‘보안’을 이유로 옥상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고위관계자는 ‘자살 방지’가 옥상 폐쇄 목적이라고 전했다. 일부 지사는 ‘옥상 폐쇄는 소방법 위반’이라는 직원들 문제제기에 옥상을 다시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의 한 지사도 최근 옥상 출입문을 폐쇄했다.
 
명예퇴직에 대해 대응하고 있는 KT새노조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최근 명예퇴직 면담에서 “2013년 노동조합과 회사가 합의한 ‘면직제도’에 따라 인사고과에서 F를 두 번 맞으면 명퇴금도 못 받고 쫓겨나니 이번에 나가는 게 이득이다”, “2015년 임금피크제 도입하면 임금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다닐수록 손해다”, “분사하기 때문에 업무가 없어지는데 하루 종일 대기근무를 견딜 수 있겠느냐”는 등 명예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지사에 명예퇴직 명단이 있고, 대상자가 퇴직하지 않을 경우 강제발령이 가능하다고 압박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황창규식 구조조정의 결과가 미리 예견되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강력하게 추진된 구조조정은 없었다”며 “직원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KT새노조는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을 퇴직 대상자로 만든 회사에서 설혹 살아남은 자라도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근까지 KT에 있었던 한 고위관계자는 “KT는 SK텔레콤보다 서비스 매출이 낮은데 명예퇴직으로는 구조조정을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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