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에서 대규모 삼성서비스 노동자들이 1박 2일간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재용씨, 노조를 알아요? 노조 가르쳐줄까? 노조는 노동자가 가족이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 곳곳에서 온 삼성전자서비스 AS노동자들과 금속노조 확대간부 등 3000여명이 이날 오후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서비스의 폐업철회와 단협체결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오늘과 내일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삼성을 규탄하기 위해 본관 앞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번 상경투쟁에는 서비스 지회 조합원 1000여 명과 금속노조 확대간부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서비스 노동자들은 28일에 이어 29일까지 파업을 선언하고 집회에 참가했다. 금속노조 확대간부들은 “삼성규탄을 위해 전국에서 금속노조 간부들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서비스 지회가 만들어진 뒤 최대 규모의 상경투쟁인데, 최근 잇다르고 있는 폐업이 그 배경이다. 현재까지 폐업이 통보된 곳은 부산 해운대센터, 충남 아산센터, 경기 이천선테다. 이 중 해운대센터는 이미 폐업이 진행됐고, 아산센터와 이천센터는 내달 폐업이 예정돼있다. 지회는 이를 노조탄압을 위한 폐업이라는 입장이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금속노조 확대간부 등 3000여명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이하늬 기자
 
윤연일 해운대센터 분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지난해 지회를 설립할 때 해운대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며 “노조 설립후 사측은 성수기임에도 12만 9000세대를 빼앗아갔고, 이제는 폐업을 했다. 그래도 해운대센터는 흔들림없이 싸우고 있다. 시민들도 저희를 지지해준다”고 말했다. 폐업을 앞두고 있는 아산센터와 이천센터 조합원도 이날 집회에서 센터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싸우는 서비스 노동자들의 뒤에는 15만 금속노조가 버티고 있다. 또 80만 민주노총이 있다”라며 “삼성이 내걸었던 무노조 전략은 무참히 깨졌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어 “민주노총은 올해 반재벌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이 이땅의 거짓된 희망을 만들었다면, 노동자들이 진실한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삼성에 맞서 싸웠던 ‘선배’들도 참가해 힘을 보탰다. 딸 황유미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8년째 싸우고 있는 황상기씨는 또 한번 노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씨는 “우리 유미는 노동조합이 없어서 죽었다. 삼성을 견제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제는 절대로 안 된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조를 만들어서 삼성을 견제하는 무기로 써야한다. 여러분이 삼성을 견제해달라”고 말했다.

2011년 삼성 애버랜드에서 노조를 설립한 박원우 삼성지회 위원장은 “2011년에 애버랜드에서 삼성지회가 설립됐고, 2013년에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생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울산SDI에서 노조가 설립됐다”며 “삼성에서 노조들이 하나하나 설립되고 있다.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단결된 힘으로 거대자본 삼성에 (노조) 깃발을 꽂자”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10시까지 팟캐스트(삼성전자서비스엔지니어 방송 ‘다 녹아있네’)를 녹음하고, 풍등을 띄우는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어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29일 오전까지 노숙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회는 “1000여명이 단체 노숙투쟁을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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