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가 6일 오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은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열애설을 단독 보도했다. 김연아 선수의 애인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선수 김원중씨였다. 김연아의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만큼 열애설에 대한 파장도 크다. 미디어오늘은 보도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임근호 디스패치 취재팀장에게 취재과정을 물었다.

임근호 디스패치 취재팀장은 6일 오전 통화에서 “지난해 7월 무렵 측근을 통해 (김연아가) 운동하면서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8월부터 취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열애설 취재는 일반 톱스타 연예인이 아닌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스포츠 선수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임근호 팀장은 “만약 김연아씨가 취재사실을 알게 되면 올림픽 준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항상 조심스러웠다. 이번 건은 철저하게 먼 거리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취재에는 십 수 명 남짓의 디스패치 기자들이 모두 투입되었다. 임근호 팀장은 “오랜 기간 취재했기 때문에 기자들이 비는 시간마다 번갈아 가며 현장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매일 촬영했느냐는 질문에 “계속 따라가지는 못했다. 생일날이나, 남자친구의 외출이 가능했던 경기시합 다음날이나, 김연아 선수가 11월 자그레브 대회를 마친 뒤 만날 여유가 있는 시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라도 눈에 띌까봐, 김연아 선수가 우리를 의식할까봐 매일 나가지는 않았고, 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무렵에는 취재를 안 했다”고 덧붙였다. 김연아 선수 측은 보도 당일까지 보도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 김연아 선수. ⓒ이치열 기자
 
임근호 팀장은 “김연아 선수는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운동만 했다.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얼마나 삶이 힘들었겠나. 김원중 선수는 중간 중간 외로울 때 만났다. 두 사람의 데이트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 동안 저녁을 먹는 게 거의 전부였다. 정말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김연아의 열애사실도 중요했지만 그녀의 마지막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녀가 올림픽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준비했는지, 6개월간의 노력 속에서 휴식이 될 수 있는 안식처가 누구였는지, 그 마지막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임 팀장은 “선수생활을 은퇴한 만큼 이제는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월 6일이라는 보도 시점에 대해선 “청와대 만찬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답했다. 김연아 선수는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만찬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올림픽 이후 공식 일정을 사실상 마쳤다. 임 팀장은 “이제 일반인의 삶을 누리고 싶을 텐데 더 이상 취재할 것도 없다. 후속 보도는 없다”고 밝혔다.

디스패치는 2011년 3월 창간한 온라인 연예매체로, 유명 스타의 열애설을 연이어 보도하며 언론계의 주목을 받았다. 디스패치를 두고서는 연예인을 사진이란 증거물로 압박하는 또 다른 극단적 연예매체라는 비판이 있다. 이에 반해 디스패치가 연예산업의 거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했으며 팩트를 내세우기 때문에 대안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관련기사=<잇따른 연예특종, 탐사보도인가 파파라치인가>)

디스패치는 공인과 유명인의 기준은 논란의 대상이며, 유명인은 자신의 행위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인의 위치이기 때문에 열애설과 같은 사생활 관련 보도를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디스패치는 △집 안을 찍지 않는다 △공공장소에 해당하는 야외에서만 찍는다 △불륜은 취재하지 않는다 △연예인을 무리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미성년자 아이돌은 찍지 않는다와 같은 열애설 보도기준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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