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교양프로그램 <짝>의 여성 출연자가 촬영 도중 현장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짝> 촬영이 진행 중이던 5일 새벽 2시 서귀포시 하예동의 한 펜션 화장실에서 여성출연자 A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출연자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A씨는 이미 심장이 멈춘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계속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보도 자료를 통해 “<짝> 제작진은 이 사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짝> 제작진은 사후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망원인을 두고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 이 사안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 중 한 명은 "출연자 남성 한 명을 좋아했는데 선택을 받지 못해 상실감이 크고 자기비하와 자격지심이 쌓인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프로그램 마지막 촬영, 최종선택을 앞두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A씨의 유서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서에는 “엄마 아빠 미안해”라고 적혀 있었고, A씨의 일기장에는 ‘살기 힘들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 경찰서 관계자는 “메모에는 짝 프로그램 내용이나 출연자에 대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다”며 “유족 조사를 진행했고, 출연자 전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추행 관련 의혹에 대해 “성추행과 관련돼 확인된 내용은 없지만 그런 정황이 있다면 모든 상황을 두고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달 말 방송 예정이었던 촬영분을 모두 폐기하고, 오늘(5일) 방송도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하라는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짝 프로그램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취지와 달리 출연자들 간의 외모, 학벌, 스펙 경쟁의 장이 되면서 출연자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귀포 경찰서는 5일 오후 5시 30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SBS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크다보니 폐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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