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위탁 인건비 어디로 갔나?” 최근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논란이 된 코레일관광개발에 대해 거짓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는 “승무원들의 평균 월급은 270만 원(2013년 기준)”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코레일의 위탁비를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고, 실제는 이에 훨씬 못 미친 210만 원대로 나타났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위탁계약 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편법 인력운영으로 저임금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코레일관광개발은 KTX 승무원은 정부 기타공공기관인 코레일관광개발의 정규직 직원이고, 2006년 고용형태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뀌면서 2004년 170만 원 월급이 2013년 270만 원으로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관광개발 측은 한 취업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자료를 인용해 여행·관광·항공 분야 8년차 대졸 기준 평균 월급이 233만 원이라며 열차승무원들의 임금이 이들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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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2014년 2월 14일자

앞서 코레일이 민주당 박수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위탁비는 하루 13만3237원이다. 이중 인건비는 9만3197원. 1인당 위탁비를 연단위로 계산하면 4800여만 원인데 이중 인건비는 3200여만 원 수준이 된다. 이 계산대로라면 월급은 270만 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민주당 은수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 관광개발 측에 확인한 결과, 실제 승무원들의 평균급여는 회사 주장보다 60만 원이나 적다.

열차승무원들의 월 평균급여는 213만4620원이다. 연가보상비와 휴일수당 (최대) 17만7370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승무원의 직급은 SM, SL, ASL, SS, 인턴 등 다섯 직급으로 나뉜다. 총 393명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가장 높은 직급이자 월 총액급여가 289만7780원인 SM은 18명뿐이다. 대부분은 ASL이나 SS, 인턴이다. ASL(81명)의 총액급여는 229만620원, SS(155명)는 215만5250원, 인턴(83명)은 153만3680원이다.

   
▲ 코레일관광개발 안내 승무원 직급별 인원 및 보수액 자료. 민주당 은수미 의원실은 “노동조합의 자료를 회사에 확인한 결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혔다. 자료=민주당 은수미 의원실.
 
관광개발이 코레일에서 받은 위탁비에서 이윤을 늘리기 위해 직급배치를 활용, 열차승무원에 대한 실지급금액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관광개발 측은 인원도 대폭 줄였다. 코레일은 교육, 연차휴가, 산재, 병가, 출산전후 휴가 등을 고려해 예비율 16.33%를 위탁계약에 포함했다. 계약에 따르면 코레일관광개발에는 승무원이 최소인원 393명 외에 36명의 예비인원이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단 한 명도 없다. 예비인원 없이 최소인원만으로 열차를 굴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열차승무원들은 25시간 연속 근무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 기준 근무시간은 165시간에서 174시간으로 오히려 늘었지만 ‘구속시간 대비 근무시간 인정비율’은 75%밖에 안 된다. 한 달에 수십 시간 회사에 무료봉사를 해야 하는 사정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주 2회 승무원들의 두발, 손톱, 구두, 귀걸이를 검사한다. 바지 유니폼은 아예 없고, 해진 유니폼은 직접 구매해야 한다. ‘미스터리 쇼퍼’도 실시한다. 선로 사이에 숙소가 있는 곳도 있다.

   
▲ KTX 승무원 ⓒ 연합뉴스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와 민주당 이미경 박수현 진선미 은수미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탁 인건비와 인력운용 문제의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기시간 불인정, 허가제로 운영되는 연차 휴가, 동의 없는 일방적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등 코레일관광개발의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광개발 측은 “실무부서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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