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고소를 당했다. 최근 변 대표는 고깃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가 이를 비판한 식당과 언론사, 자유식육연맹에 대해 수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인터넷상에서 ‘고소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62)는 14일 “변희재를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바, 피고소인 변희재와 대질조사 및 구속수사를 강경히 요청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의 발단은 한강에 투신해 고인이 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조문 과정에서 비롯됐다.

성재기 대표는 지난 7월 26일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해 실종 상태였다가 29일 시신이 발견됐다. 이후 성재기 대표와 인연이 있는 변 대표가 조문을 주도했다.

문제는 김기백 대표가 빈소에 찾아온 한겨레 기자와 인터뷰한 것을 문제삼고 트윗 등을 통해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변 대표는 김기백 대표에게 “한겨레 기자가 현장에 들어온 걸 알면서도 공지된 언론담당인 미디어워치 대표에 알리지 않는 책임을 물어, 앞으로 미디어워치와 김기백 대표와는 일체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변 대표는 또한 김 대표의 미디어워치 공인검증센터장 직함과 사무실 지원도 끊겠다고 밝혔다.

변 대표는 특히 김기백 대표가 남성연대 사무처장인 한모씨가 상주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남성연대 내분을 조장하고 “김기백이 장례기간 동안 4일 내내 유족과 상주를 음해”해 장례를 망쳤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김 대표는 한씨가 남성연대에 들어온 지 두달이 채 안된 인물이라는 점, 성재기 대표가 투신하는 현장에 같이 있어 자살에 책임이 있었던 점을 들어 상주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 대표는 김 대표의 주장이 ‘음해’라며 남성연대를 흔들고 향후 남성연대 대표 경선에 나갈 사람이라고 조롱했다.

실제 변 대표의 비난성 주장 이후 일베 사이트에서는 김 대표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넘쳐났고, 남성연대 대표직을 노리고 김 대표가 내분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두 사람은 지난 십여년간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조문 사건 이후 갈등을 지속해오다가 고소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고소장을 통해 “(변 대표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갖는 모독과 모략, 수모와 음해, 조롱을 가해왔고 그로인해 피고소인 변희재를 맹종하는 주로 일베성향의 수많은 익명의 정체불명의 떼거리들이 트윗에서 뿐만 아니라, 민족신문에 까지 몰려와 이미 60대 중반을 목전에 두고 있는 고소인에게 '성재기 장례식에서의 조의금을 노린 것'이라느니 등등 갖은 모독...(중략)...집단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도록 사실상 지령을 내리고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특히 한씨가 조의금을 횡령하려는 의혹이 제기되고 남성연대 사무처 직원들이 성재기 대표의 부인까지 폭행하는 사태에 이르면서 변 대표의 입지도 좁아진 상황이다. 

김기백 대표는 한모씨의 상주 자격을 든 것뿐 아니라 줄곧 조의금 회계 문제에 대해 철저히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조의금 횡령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씨의 조의금 횡령 의혹과 성재기 대표의 부인 폭행 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곳이 역설적이게도 미디어워치다.

미디어워치는 지난해 8월 24일 성재기 대표의 미망인이 남성연대 사무실에서 마주친 사무처 직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사실을 전하면서 “남성연대 직원들이 들고 나가려고 했었던 서류들은 남성연대의 재무관계를 나타내는 서류로 추정되는데 남성연대 사무처 직원들은 그동안 공금횡령 및 조의금 횡령 등을 의심받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관계 서류들을 폐기하기 위해서 들고 도주를 하려다가 미망인에게 발각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미디어워치는 8월 26일에는 “한승오 등 남성연대 사무처 직원들이 1차 정산 조의금 4,800만원을 모르는 척 하다가 미디어워치 직원이 지적하지 내놓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 대표가 조문 기간 제기한 우려에 대해 한씨를 비호하며 내분을 조장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던 변희재 대표 입장으로 볼 때는 180도 상황이 바뀐 셈이다.

김 대표는 변 대표를 고소하면서 한씨까지 함께 횡령 혐의로 고발했는데 고발 증거로 내세운 자료도 미디어워치 기사다.

김 대표는 한씨를 고발하면서 “성재기 대표 휘하에서 사무처장이라는 직함으로 불과 2달 남짓 근무하던 도중에 성재기 씨의 한강 투신 계획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고 사실상 방조한 자”라며 “심지어 조의금을 횡령해하려 했다는 공식 보도를 했을 만큼 애초부터 그 신분과 인격과 자질 자체가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한 “변희재 측에 의해 미망인 폭행혐의에 이어 조의금 횡령의혹까지 받게 되었으나 변희재 측은 여태까지 아무런 후속보도나 납득할만한 설명조차 없이 한씨 등의 명백한 파렴치 범죄 의혹을 어물쩍 덮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5일 미디어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변 대표가 고기값 논란으로 종북식당으로 매도하고 자유육식연맹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송을 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이 저지른 명예훼손죄는 눈을 감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 변 대표의 존재는 보수 우파 전체를 망치는 것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변 대표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꼬집었다. 김 대표는 “반북이라고 하고 종북을 비난하면 무조건 보수우파라고 하는데 자신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친일파의 위장 수법과 같다”며 “변희재 대표가 스포츠, 영화, 논문표절 등 모든 이슈에 개입하면서도 절대 일본 국가나 아베 총리와 같은 일본의 국가지도자의 망언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신세대 보수 우파의 리더가 되려면 구시대의 우파적 인물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소송 뿐만 아니라 1억원에 민사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희재 대표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디어워치 측은 “김기백 대표가 주장하는 명예훼손이라는 부분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모르겠다”며 “검찰 조사를 받게되면 김대표의 피해사실을 파악하고 맞고소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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