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대한민국종북감시단, 자유대학생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구성한 보수대연합(가칭)이 여의도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일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여의도에 위치한 ‘낭만창고’라는 식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보수대연합은 해당 식당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당시 보수대연합 측은 오후 6시 30분경 20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라고 식당 측에 통보했지만 오후 4시부터 시작해 보수대연합 측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예상보다 3배가 많은 600여명이 찾았다고식당측은 주장했다.

최대 인원수가 400석에 불과했고, 200명에 맞춰 식사를 준비하는 중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수가 일찍 몰려들면서 식당 안은 일대 혼잡이 일었다. 원래 식당 측에서는 초벌구이를 해서 손님에 고기를 내주고 있는데 당시 보수대연합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초벌구이가 안된 고기를 달라고 요구해 그야말로 전쟁터가 됐다.

문제는 보수대연합 측이 서비스 질을 지적하면서 1300만원에 이르는 식사비용 중 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보수대연합 측은 식사비용 1000만원을 현장에서 모은 기부금 등을 모아(400만원 현금+600만원 카드) 지급했지만 나머지 300만원은 식당 측 대표를 만나 결제를 한다고 하면서 1월 9일 현재까지 식당 측에 지불하지 않았다.

이후 식당 측은 같은층 건물에 입주에 있는 보수대연합 측 미디어워치(대표 변희재) 관계자를 만나 수차례 잔금을 요구했지만 되돌아온 답은 식당 측 대표를 직접 만나 서비스 질에 대해 항의하고 나머지 돈을 지불하겠다는 것뿐이었다.

식당 측은 이미 1300만원이 넘는 수십만원의 일부 비용을 깎아줬고, 공기밥 300인분에 대해서도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했는데도 ‘서비스 불량’을 이유로 300만원을 깎아달라는 것은 ‘사기꾼 짓’이라는 격한 반응까지 내놨다.

식당 측 관계자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4시부터 식사를 세팅하기도 전이었는데 200여명이 몰려와 앉아있었고, 고기도 초벌을 해서 나가야 하는데 초벌도 하지 않고 고기를 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고기도 자르는 것을 보지 못할 정도로 못 참고 주문이 몰려드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서빙인력 4명을 포함해 주방 아주머니 3명까지 달라붙어서 서비스를 했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인원수가 몰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당 측은 1월 7일경 미디어워치 관계자가 찾아와 300만원 중 10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식당 운영 원칙상 디스카운트는 없다고 밝히면서 대신 미디어워치 직원들이 50번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전했다.
 

   
▲ 1월 9일 미디어워치 보도 내용
 

특히 보수대연합 측이 300만원 비용과 관련해 변호사 자문을 구해 서비스 질이 좋지 않을 경우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적반하장’ 식 주장을 펼쳤다며 분개하고 있다. 관계자는 “밥 먹고 돈도 못 내겠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주장하는 큰일과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식당 측 한대우 전무는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가격을 절충할 수 있다는 법조항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자기네들이 변호사에 알아보고 법적으로 하겠다고 해서 뭘 해도 해야될 것 같아서 언론에 알리게 된 것이다. 밥을 먹고 돈을 안 주는 것은 사기꾼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수대연합 측과 식당과의 밥값 갈등은 한겨레가 9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한대우 전무는 “손님이 밥을 먹고 ‘맛 없으니까 깎아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먹다가 말았으면 또 모른다. 일정 비용을 정해 고기를 내주지 마라는 얘기도 없었다. 제가 식당을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너무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미디어워치 법무팀은 식당 측 주장에 대해 “행사 이전에도 우리 측이 식당에 480만원을 포함해 모두 18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줬고 식당 관계자와 안면도 있고 해서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디스카운트 얘기를 했는데 식당 측에서 완고하게 나와서 협의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팀 관계자는 “300만원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100만원 정도 할인해주면 200만원 잔금을 미디어워치 쪽에서 부담하겠다는 것”이라며 “협의 중인데 식당 측에서 언론에 제보하면서 말그대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어 식당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허위 기사를 작성한 한겨레 기자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수대연합 쪽 미디어워치는 자사 기사를 통해서도 300만원 밥값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미디어워치는 9일 오전 “보수대연합, 1천만원 매출 올려주고 ‘창고’에 뒤통수 맞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수대연합 측은 당시에 600여명의 손님이 들어 왔는데 식당의 서빙인력이 3명 밖에 없어 행사 진행이 안되자 서빙을 보수대연합 회원들 및 미디어워치 직원들이 행사 내내 직접 했으며, 밑반찬, 식사 등에 대해서 제대로 공급 받지 못했고, 직화구이 고기가 아니라 생고기가 나오는 등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였다”며 “‘낭만창고’ 식당 대표자에게 행사가 엉망이 된 부분에 대해서 공식항의를 한 뒤에 지급하겠다고 ‘낭만창고’식당 대표를 만나고자 수차례 연락하였으나, ‘낭만창고’ 식당 측 대표는 면담을 회피한 채 바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디어워치는 “하루 매출을 1000만원 이상 올려주고 제대로 된 서비스도 못 받은 상황에서 대표자가 면담을 피한 채, 보수단체와 정적인 좌익매체 한겨레신문에 사실을 왜곡하여 제보를 하고, 오히려 소송을 준비하고 있자 황당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한겨레신문에 제보한 '낭만창고' 측이, 노이즈 마케팅을 통한 홍보효과를 노린다고 판단, 다각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대우 전무는 미디어워치 주장에 대해 “저희들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보수라는 사람들이 왜 빨갱이를 욕하면서 빨갱이보다 못한 짓을 하고 있느냐”며 “무슨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린 그런 것 모른다. 돈의 문제가 아니다. 삼백만원이 아니라 삼천만원을 들여서라도 (보수대연합을 비난하는)광고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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