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지상파방송으로는 세계 최초로 3D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케이블이나 위성방송망, DVD플레이어 없이도 3D TV만 보유하면 3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SBS가 신청한 ‘3D방송변경허가’를 승인했다.

SBS는 오는 9일과 16일, ‘TV 속 움직이는 세상 더 3D’와 ‘2013 아이러브 인 시즌4’ 두 개 프로그램을 3D로 방송한다. ‘TV속 움직이는 세상 더 3D’는 9일부터 매달 한 편씩, 총 10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1회는 특집으로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와 예능프로 `런닝맨', `SBS 인기가요' 등을 3D로 촬영해 선보이며, 2회부터는 소녀시대, 2PM, 카라, 샤이니 등 아이돌 가수의 K팝 콘서트를 방송한다. 오는 16일부터는 공개강연프로 ‘2013 아이러브 인 시즌 4’가 매주 한 편씩 5주간 방송될 예정이다.

SBS의 3D 방송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기준 개정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지난 9월 12일 미래부는 지상파 고화질 3D 방송 실시를 위한 기술기준 개정절차를 마치고 이를 고시했다. 기술기준이란 지상파 사업자가 방송신호를 내보낼 때 지켜야 할 대역폭은 얼마인지, 압축 기술은 무엇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규정한 규칙이다. 이를 규정한 ‘무선설비규칙’에 따라 지상파의 경우 할당받은 주파수 하나로 하나의 영상만 내보낼 수 있었다.

   
▲ ‘TV 속 움직이는 세상 The 3D’ 버츄얼 스튜디오
 
그러나 지난 9월 미래부가 무선설비규칙을 개정하면서 할당받은 하나의 주파수를 가지고 두 개의 영상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듀얼 스트림’(Dual stream) 기술이 개발되고, 국제표준(ATSC)로 지정되면서 방송신호 송출시 기존의 지상파 기술을 그대로 사용한 좌(左)영상과 2배로 압축한 우(右)영상 신호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게 되었는데, 미래부가 이러한 기술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듀얼스트림 기술을 적용하면 2D TV는 좌영상만 상용하고, 3D TV는 두 개 영상을 조합하여 3D 영상 방식을 만든다. 이 듀얼 스트림 기술은 SBS 뉴미디어 개발팀에서 개발했다.

이에 따라 기존 TV를 가진 시청자는 기존대로 2D 영상을 시청하고, 3D TV를 보유한 시청자는 3D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2D 형태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3D 화면으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안테나로 직접 수신해야 하며, 3D 방송 시청을 위해 가상채널 6-3이 열리게 된다.

SBS는 프로그램 방송 전에 나오는 광고도 3D로 제작할 예정이다. 박현정 SBS 홍보팀 차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청약된 광고에 한해서 3D 방송을 한다”며 “아직 어떤 광고가 청약을 했는지 확정은 안 됐지만 현대나 삼성, LG는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BS의 3D 방송 제작이 TV 제조사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영화 아바타의 등장 이후 3D방송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TV 제조사들이 3D TV를 제작해 팔기 시작했는데, 3D TV로 시청할 만한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현정 SBS 차장은 “SBS가 그냥 3D 방송을 하는 건 아니고, 삼성 같은 TV 제조사 쪽과 협의도 했고, 그쪽에서 자금도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인식 SBS 콘텐츠파트너쉽 팀장은 “자금은 협찬 형식으로 받았다”며 “TV 제조사들의 요청에 무조건 응한 것이 아니라 협의를 거쳐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며 고 말했다.

이를 두고 최진홍 방송과기술 편집장은 7일 “SBS와 TV제조사 사이의 이해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모든 산업에서 발생하는 협력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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