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달라졌다, 동성결혼 헌재도 받아들일 것”
“세상이 달라졌다, 동성결혼 헌재도 받아들일 것”
김조광수-김승환 혼인신고, 불수리되면 입법투쟁… 이슈 제기와 공론화, 공감대 형성 과정 거쳐야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공개결혼 이후 성소수자들의 권리 찾기가 더욱 활발해질 예정이다. 성소수자들은 동성동본 금혼제도 위헌, 호주제 위헌 소송 등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결혼 제도나 인식의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김-김 커플이 결혼한 지 일주일을 맞아 <‘동성결합’소송 어떻게 할 것인가?>토론회가 14일 열렸다. 이 토론회에 모인 인권단체 활동가와 법률가, 성소수자 등은 김조광수 영화감독이 트위터에서 예고한대로 추석이 끝나고 관할 구청인 서대문구청에 낼 혼인신고가 불수리될 경우 추후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성소수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서대문구청장은 김-김 커플의 동성혼 혼인신고에 대해 신고는 접수하되 법원에 수리할지 여부를 묻고 그 의견을 따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예 접수조차 되지 않던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면서도 “과거 우리나라에서 동성동본 간의 결혼금지가 위헌으로 판결나던 때처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 14일 <‘동성결합’소송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조광수 영화감독,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이아인 기자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1997년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동성동본 금혼 위헌 제청사건에서 ‘혼인제도와 가족제도는 사회환경 및 혼인관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문이 나왔다”며 “또 ‘결혼이란 집안과 집안간의 결합 관념에서 혼인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한 인격 대 인격의 결합이라는 관념으로 바뀌었다’란 판결문이 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그 당시에 나왔던 판결문을 거의 그대로 이번 사례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호주제 위헌 소송이나 동성동본금혼제도 위헌 소송은 대체로 국민들의 의식이 충분히 퍼진 상태에서 소송이 뒤따라 간 경우였다. 이번 동성결합에 관한 소송은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이 먼저 시작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실제로 소송운동의 성공사례를 보면 대개 소송 이외의 사회운동을 통해 여론이 충분히 무르익은 상태가 되어야만 사법부가 결단을 내리곤 했다”며 “최근 국민대 박종현 교수가 헌법재판소의 10년치 판례를 보며 헌재가 국민 다수 혹은 국회의 다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얼마나 내렸을까를 점검했는데, 거의 없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따라 법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성소수자 문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담론이었다. 예를 들어 이번 김-김 커플의 공개결혼이 최초의 동성간 공개결혼이 아니었음에도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언론 등에서 ‘최초의 동성 공개 결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2002년 레즈비언 커플이 공개결혼식을 해서 보도된 바 있고, 2004년에는 게이커플이 공개결혼 후 혼인신고서 수리를 구청으로부터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

   
▲ 토론회에 모인 각계 전문가들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이아인 기자
 

또 우리나라에는 동성애자가 최소한 몇 명인지, 그 중 몇 쌍이 생활공동체(결혼이나 사실혼 등)를 구성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 장서연 변호사는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실태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나 통계, 실태조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곽이경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는 “(동성결합)제도화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캠페인과 여론 확대, 사회적지지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논란을 만들어내야 하며 이 논란을 잘 살리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또 곽 활동가는 “첫 소송에는 실패하더라도 이로 인해 다양한 사례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동성결합’도 당연한 삶의 모습이며 평등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한 이유가 (성소수자 문제를) 공론화 시키기 위해서였다”며 “사회적 논의가 더 되고, 많은 사람에게 지지를 받아서 법적 투쟁을 할 때 유리하게 작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