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19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반박자료를 낸 검찰을 두고 20일 보도에서 “해명자료를 내놨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며 역시 CCTV동영상을 근거로 짜깁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동영상 원본과 녹취록을 비교하며 몇 몇 단어의 편집을 두고 중대한 왜곡인양 의혹을 제기했다.
예컨대 동아일보는 “검찰은 수사결과발표에서 경찰이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혐의의 방증자료로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라고 적힌 녹취록을 공개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대목은 ‘여기 문서 쓸데없는 것들 다 갈아버려’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수사팀에 따르면 경찰 분석관들이 증거에 해당하는 분석자료 출력물 파쇄를 시인했다”며 “증거자료가 될 수 있는 문서들을 수사팀에 첨부하지 않고 없애버린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20일자. | ||
하지만 검찰수사결과 자료에 나와 있는 “‘그거다’는 우리 다 같이 죽자는 거예요”라는 발언의 앞뒤 맥락을 살펴보면 “그러니까 이건 심증은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의심스러운 거잖아요.”(분석관1),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삭제한 흔적이…최대한 모호하게 가자고요. 명확하면서 모호해야 되잖아.”(분석관)와 같은 문장이 등장해 분석관들이 국정원 직원의 선거 개입을 은폐하는 순간처럼 보인다.
이밖에도 동아일보는 “애초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녹취록 등 자세한 정황을 공개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구체적인 증거 인멸 정황은 수사 결과 발표 때 공개하지 않고 실제 재판 때 양측의 공방이 벌어지면 공개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 동아일보 20일자 사설. | ||
21일에는 중앙일보가 보도에 나섰다. 20일까지 관련보도가 없던 중앙일보는 21일 “검찰이 국정원 사건 수사결과 발표 당시 CCTV 대화록 내용을 왜곡해 발표했다는 논란과 관련, 검찰과 경찰 수뇌부가 각을 세웠다”며 이미 보도된 내용들을 정리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이성한 경찰청장은 중앙일보와 단독인터뷰에서 CCTV 동영상 녹취록을 일부만 떼서 봐선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도 보도했다. 이성한 청장은 기사에서 “검찰이 공소 유지에 자신 있다고 하니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며 “아쉽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21일자 기사. | ||
▲ 중앙일보 21일자 사설. | ||
조선일보에 이어 동아·중앙일보의 보도는 “국가정보원의 심리전단이 인터넷 공간에서 북한 및 종북세력에 대한 대처 명목으로 특정 정당 및 정치인에 대해 지지․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지난 6월 14일 검찰 수사발표내용의 핵심을 애써 무시하며 지엽적인 부분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국정원과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조선일보는 21일 지면에서 “‘검찰, 국정원 댓글 관련 경찰 CCTV 녹취록 일부 왜곡’ 기사에서 ‘오,오, Got it’이라는 발언을 해당 동영상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으나, 검찰이 다른 동영상에 해당 발언이 있다고 밝혀왔기에 바로잡습니다”라며 19일자 보도에 대한 오보를 일부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