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카드사들의 집단 ‘왕따’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알라딘은 8일 고객 3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도입한 액티브엑스 없는 결제 서비스와 관련, 이용 고객의 85.8%가 ‘만족스럽다’ 또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알라딘에 따르면 5점 척도 기준 평균 4.31점이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88.1%가 ‘일반 카드 결제시와 큰 차이가 없거나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답변했다.

알라딘은 그동안 카드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를 꺼렸다. 2011년에도 액티브엑스 없는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카드사들이 대거 거래 중단을 통보, 서비스를 접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은 이번에 금액 인증 방식이라는 좀 더 보완을 강화한 결제 방식을 도입해 금융감독원의 인증까지 받았지만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 등이 잇따라 알라딘과 제휴를 중단했다.

그동안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던 알라딘이 설문조사 결과까지 공개하면서 반박하고 나선 건 간편결제 서비스가 자칫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하거나 유명무실하게 될 위기을 맞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성동 알라딘 팀장은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한국의 음반, DVD, 도서가 많이 팔리지 않았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ISP나 안심클릭 등을 설치하면서 구매를 하는 외국인들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미국 아마존의 경우 액티브엑스는커녕 비밀번호만 집어넣으면 원클릭 결제가 가능하지만 결제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아마존에게 안심클릭이나  ISP, 공인인증서 같은 규제가 있었다면 이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카드사들도 나름의 룰이 있을 것으로 존중하지만, 이러한 현실도 존중해주었으면 한다”면서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모바일에서도 코레일 앱이나 영화 예매 사이트 등에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ISP나 안심클릭 없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나 애플코리아, 어도비코리아 등의 외국계 사이트들에도 이런 비인증 결제를 계속 허용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금감원 인증을 받은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는 알라딘과만 거래를 할 수 없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알라딘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문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문의가 신용카드 결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이를 컴플레인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컴퓨터 활용이 어둡거나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 MS 윈도우즈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알라딘 웹 사이트에서 신용카드 결제단계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20%가 넘는다. 이 비율이 모바일에서는 50%가 넘는다.

알라딘의 금액인증 방식 간편결제 서비스는 지난해 9월 금감원 인증방법평가위원회에서 공인인증서와 동등한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결제단계에서 간편결제를 선택하면 카드사에 등록된 카드 명의자의 휴대폰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본인 확인을 하고, 문자메시지의 인증번호를 입력하도록 한다. 금감원에서 요구하는 본인확인과 결제부인, 두 가지 요건을 갖춰서 금감원 인증을 받았다는 게 알라딘의 주장이다.

만약 알라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용하려면 누군가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동시에 훔쳐야 한다. 카드를 잃어버리지 않을 경우에도 알라딘이 카드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 경우 알라딘의 ID와 비밀번호, 그리고 신용카드의 유효기간을 입력해야 한다. 만약 이 단계에서 뚫릴 경우에도 결제 직후 문자 메시지로 결제 사실이 전달되기 때문에 신고를 하면 즉시 거래를 취소시키도록 돼 있다.

알라딘은 최근 현대카드 등의 문제기를 수용해 카드 번호를 저장하되 유효기간은 거래할 때마다 입력하도록 개편했다. 키보드 보안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스크린 키보드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 팀장은 “회원의 거래 패턴을 분석해서, 거래가 없다가 한 번에 많은 결제를 한다거나 일반 패턴과 달리 높은 금액을 결제하는 등의 경우에 결제를 중단시키는 시스템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카드회사들이 액티브엑스를 남발하면서 복잡한 인증절차를 두는 것은 보안 위험을 악용하는 극소수 때문에 선량하게 이용하는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인데 알라딘은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간편결제 도입 이후 2개월이 다 돼 가도록 작은 사고 한 건도 없었다. 고객의 문의도 일반 카드 결제의 10분의 1도 안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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