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이 폭행 사실을 적극 부인했지만 민주당은 폭행이 일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해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경찰 간부들이 저녁 만찬을 했다는 것은 양 당사사가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방의 핵심은 만찬 자리에서 어떤 대화와 오고가고 폭력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민주당 자체적으로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경찰폭행 사건은 지난달 17일 저녁 여의도에 위치한 일식집에서 일어났다. 17일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첫 회의가 잡혀 있던 날로 이성한 경찰청장이 나와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의원실 관계자는 "17일 행안위가 처음 열리던 날이었는데 회의가 끝나고 김태환 위원장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는 김태환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의원 2명, 야당 의원 1명과 이성한 경찰청장, A모 국장, 안전행정위원회 관계자 2명 등 10여명이다.

김태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경찰 관련 업무와 관련해 서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성한 청장이 이렇다할 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이 청장과 함께 배석한 A국장이 '위원장님 너무 하신 거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자 김 위원장이 A국장에게 물수건을 집어던졌다는 것이 민주당이 비공식 루트를 통해 파악한 내용이다.

김태환 의원은 하지만 1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회의원의 경찰폭행 의혹과 관련해 본인은 무관함을 분명히 밝혔지만 통신사인 뉴시스와 일부언론은 마치 내가 경찰간부를 폭행한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이에 대한 허위보도를 통해 본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정정 및 사과보도를 강력히 요구한다. 이 요구가 조속하게 받아들여지길 기대하며 만약에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당 언론사와 기자 등에게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해당 의원과 통화를 했고, 그 자리에 동석한 유일한 야당 의원과도 통화를 했다”면서 “당사자는 그런 일이 없다고 단호히 이야기했고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폭행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다.

실제 자리에 참석한 국회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현안보고가 끝나고 고생했다고 위로하면서 가볍게 술 한잔 하는 분위기"였으며 "폭행이 일어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언성이 조금 높아져 하다보니까 시끄러운 일은 있었다"고 전했다. 

폭행은 없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장이지만 민주당은 폭행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식당 주변의 cctv까지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폭행 의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경찰청까지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이 전화통화에서 "A 국장이 자리에 앉아서 식당 종업원에게 5만원을 주는 모습을 봤는데 '성격상 혼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만찬에 참석했던 민주당 의원이 "화장실에 갔다오니 A국장이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라고 발언한 내용도 소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공식 루트를 통한 정보는 믿을 수 인사를 통해 정리된 내용이다. 국회 관계자가 폭행 사실이 없다고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원장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사실을 밝히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이번 사안은 경찰이 명예를 걸고 명백하게 밝혀야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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