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MB맨들이 돌아왔다. ‘청와대 성접대 로비’에 연루됐던 김정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15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같은 날 ‘큰집 쪼인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 정책고객 대표자회의 의장으로 임명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양휘부)는 15일 이사회를 통해 김정수 미디어국장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무총장은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케이블 플랫폼과 콘텐츠가 동반성장해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역량을 발휘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김 사무총장은 2009년 티브로드로부터 성접대를 받다 경찰에 발각돼 청와대 행정관을 사퇴한 일이 있어 부적격 인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태광그룹 케이블 방송 계열사 티브로드는 큐릭스 인수를 앞두고 방통위 합병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성 접대를 받은 날이 이미 합병 결정이 난 이후라는 이유로 그해 9월 무혐의 처분됐다.

양휘부 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이 김 사무총장을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양 회장과 김 사무총장은 모두 친이계 인물로 분류된다.

이에 케이블TV방송협회는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김정수 사무총장이 업무는 굉장히 잘 한다”면서 “적임자라고 판단되니까 절차를 밟아서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 회장의 호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무총장은 회장의 파트너”라며 “회장이랑 업무적으로 잘 맞는 사람이 뽑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김 사무총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로비 의혹이 있는 자리 자체에 간 것은 잘못이지만 무혐의 판결이 났다”면서 “제가 참 난감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5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출범할 때부터 이 분야에 종사해왔다”며 “20년 이상 이 분야에 종사해왔으니 열심히 일하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방송통신 정책고객 대표자 회의’ 의장으로 임명했다. 김 의장은 “방통위가 각계각층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취지를 살려 정책고객의 의견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우룡 방통위 방송통신 정책고객 대표자회의 의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의장은 2009년 7월 31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로 선임됐으나 이른바 ‘쪼인트 발언’으로 2010년 3월 19일 자진사퇴했다. 김 의장은 2010년 신동아 4월호 기사에서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면서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큰집도 (김 사장을)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방통위 정책 사무관은 “김우룡 전 의장은 방송쪽에 굉장히 오래 있었다”며 “연륜도 있고 경험도 있고 이쪽 분야의 전문가”라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장의 이전 발언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결정과정에서) 그 발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대표자 회의가 좋은 성격이니까 문제가 될 것 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에 추진할 때는 이런 생각을 안 했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니 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김 의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무보수에 1년에 한 두번 모이는 자리”라며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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