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내현 민주당 의원이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여성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는 여성 기자들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임내현 의원은 성희롱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임 의원은 지난 16일 해당 자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을 묻고 “답은 ‘너무 늦게 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내현 의원은 발언이 문제가 되자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오찬자리는 일부 매체 기자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오찬간담회로 의정활동에 대해서 얘기를 주고받던 중 ‘재미있는 농담 아는 것을 얘기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으로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한 강연에서 강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 의원은 “뜻하지 않게 과한 측면이 있었지만 식사 자리가 끝난 이후 한 매체에서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하여 당시 참석 했던 여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사과를 했습니다“며 ”참석자 중 다수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서먹함을 해소하려 했던 의도와 달리 상처를 입은 분과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 임내현 민주당 의원
ⓒ임내현 의원 홈페이지
 
하지만 농담이라고 해도 여성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을 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평소의 왜곡된 성 인식이 나온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민우회 이선미 활동가는 “농담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농담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받는 사람이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신공격이나 성희롱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국회의원의 낮은 성의식에서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성적으로 폭력이 될 수 있는 말을 아무 문제없이 사석이라는 이유로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이어 “이런 발언을 사석이나 공석에서 해도 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며 “국회의원들이 그런 성인식 낮은 말을 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여성위원회도 17일 성명을 통해 “임내현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평소 본인이 여성을 얼마나 폄훼했고 비인격적으로 대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여성대통령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어머니와 딸들 모두를 모독한 것”이라며 “민주당에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던 국민 모두를 실망과 한숨 속에 빠져들게 한 망언이며 망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최근 잇달아 당 소속 인사들의 발언이 새누리당으로 부터 집중 공격대상이 되는 와중에 임 의원 성희롱 발언이 터졌기 때문이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아마도 임 의원이 사과나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 의원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임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이후 진전된 입장은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임내현 의원이 광주시당위원장으로서 당원대회를 통해 “선거 원천 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엮어 임 의원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 여성위원회는 “임내현 의원은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부정하며, 대선불복 논쟁을 야기할 수 있는 선거 원천 무효투쟁을 언급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적 인격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선동을 조장하는 망언을 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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