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기획단이 20일 출발 예정인 ‘현대차 희망버스’ 탑승자들과 함께 현대자동차 공장 안으로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근 희망버스 기획단 대변인은 17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현대차 희망버스’ 기자회견에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장으로 들어가 정몽구 회장을 만날 것”이라며 “더 이상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현대차의) 불법을 용인할 수 없다.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죽어 나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이 대한문 앞에서 정몽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아인 기자)
 

기획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자동차에 보낼 공문을 확대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공문을 통해 “3년 전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자동흐름방식의 자동차 조립생산 공장에서는 합법적인 도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를 부정하고 신규채용을 강행하고 있다”며 “300일 가까이 철탑에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이 이제는 내려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에 참여한 전국 100여개의 시민단체 대표자들은 20일 오후 7시에 현대자동차(주)의 책임자를 만나 면담을 요청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근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문이 공개돼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며 “그에 따른 사측의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 중으로 현대자동차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며 “공장에 들어가는 방법은 현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 희망버스 측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보낼 공문이다. 이 공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처음 공개됐다. (사진=이아인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계, 학계, 법률계, 문화예술계, 시민사회 단체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희망버스를 통해 철탑 위에 있는 두 사람이 내려올 것과 비정규직이 철폐될 것을 촉구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현대차 공장앞에 민주주의가 멈춰져 있다”고 말했다. 복기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분신하고 자결하고 죽어가고 있다”며 “270여 일이 넘는 동안 외로운 공간에 두 노동자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진보신당 부대표는 “희망버스의 이름으로 (현대차 공장의) 담벼락을 넘어서는 것은 절망을 끝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일 희방버스가 대한문 앞에서 출발하는 이유에 대해 이창근 대변인은 “대한문 앞은 국가권력에 의해서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 곳”이라며 “여기서 희망버스가 출발하는 이유는 우리가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장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내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7일 현재 273일을 맞았다. 이들이 철탑에 오른 뒤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 3명이 분신 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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