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재외동포들도 국정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진상규명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 및 경찰의 불법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미주동포들'은 지난 23일(한국시간 24일) 워싱턴 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국 11개 주 17개 민주시민단체 협의체인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 회원으로 지난 16일과 20일 시국성명서를 발표한 뒤 이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20일 발표한 시국성명에서 "대한민국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조직적인 불법 선거개입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를 접한 우리 이백만 미주 한인동포들은, 지구상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벌어져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바로 우리의 조국에서 일어났음에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 참여 접수를 시작한지 45시간 만에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높다고 전했다.

미주동포들은 오는 29일 LA 영사관 앞에서도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뉴욕에서 한날 한시에 기습적으로 모여 시위를 벌이는 계획도 논의하고 있다.

대선 이후 미국에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던 유권소(유권자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모임)는 지난 22일 열한차례 연속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권력의 힘을 빌어 부당한 권력을 만들어낸 국정원 개입 부정선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을 가진 유권자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며, 박근혜씨를 지지했던 국민들조차 분노해야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권소는 남북정상회담록을 공개한 국정원에 대해 "현 정권은 막강 권력과 국정원, 그리고 거대 언론, 검경찰까지 다 가진 무소불위의 전제 집단"이라며 "국정원개입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국민들의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케케묵은,NLL을 또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 ⓒ유권소 페이스북
 

유권소는 또한 지난 5월 19일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공권력을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선관위는 정치적 중립을 어기며 치룬 선거"라면서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부정 선거"라고 규정했다.

또한 "경찰도, 검찰도 현정부의 제도권 하에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수사를 할 수 없다"며 유엔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해달라는 청원도 냈다. 이에 대한 답변이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엔은 '유권소의 청원이 접수됐음을 확인했다'면서도 현재 국내 법률에 따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를 홀드(보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연일 개최되고 있는 촛불 집회 소식도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현재 터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페이스북 '터키 레블루션' 뉴스 페이지에는 국정원을 규탄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촛불 시위 소식과 경찰의 과잉진압 모습을 담은 게시물들이 올라와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또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다룬 ABCNEWS 기사가 실려있고 43,732명이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소(유권자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제니퍼리씨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해외에서도 외신을 중심으로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뉴욕 회원을 중심으로 기습적으로 시위를 개최하자는 계획도 잠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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