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연기와 함께 차량 59대가 속속 검문소를 통과했다. 27일 낮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에 발이 묶여 있던 노동자 및 공단관계자 115명이 파주 남북한출입관리소를 통과했다. 낮 2시 반께 도착한 노동자 11명과 함께 이날만 총 126명이 돌아왔다.

복귀 차량에는 짐이 한 가득 실려 있었다. 지붕까지 짐을 실을 정도다. 애초 복귀시간은 낮 2~3시로 전해졌지만 개성공단에서는 차량에 제품을 더 싣기 위해 탑승이 늦어졌고, 이 때문에 잠시 혼란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복귀자들과 가족들은 대부분 착잡한 표정이었다. 현장에서는 울분을 참지못하는 복귀자들도 있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아들을 기다리던 한 노모는 “무슨 일만 있으면 개성공단을 가지고 흔든다”면서 “도대체 개성공단이 무슨 죄냐”고 말했다.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H실업에 다니는 한 노동자는 “기분이 착잡하다”면서 “(오전까지만 해도) 남아있으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단 정부를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비와 시설을 그대로 두고 와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건장치를 했고, 북에서도 ‘걱정하지 말고 내려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지난 20일 동안 의료서비스는 물론 식자재도 제때 들여오지 못해 곤란을 겪었다. 이에 대해 복귀자들은 “넉넉지 않았다”면서 “개성에서 식자재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은 물론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들 또한 남북한이 대결구도로 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안하길 바랐다. 관리소의 한 관계자는 “일이 잘 풀리길 기대하지만 정부 방침이 단호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북의 치킨게임에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한 외신기자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해 상황이 ‘파국’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어 “박근혜 정부가 대책 없이 대화를 제의했고, 일주일 있다 복귀를 지시했다”면서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개성공단과 남북관계를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산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시민 이아무개씨는 “개성공단으로 불안하긴 하지만 라면을 사재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다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 남쪽으로 복귀한 개성공단 노동자들과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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