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환 대표 취임 이후 교통방송(tbs)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건 서울시로부터의 ‘독립’ 문제다. 현재 교통방송 재원은 거의 대부분 서울시 예산에서 나온다. 그만큼 서울시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박원순 시장 전임인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에는 교통방송에서 ‘시장 동정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교통방송은 철저하게 서울시에 종속적이었다.

물론 성 대표 취임 이후 교통방송에서 시장 동정기사·노골적인 시정 홍보기사는 사라졌다. 시정 홍보는커녕 서울시 정책을 비판하는 방송이 종종 나온다. 교통방송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구조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교통방송이 예전의 ‘시정 홍보방송’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방송계에서 최근 교통방송의 변화를 반기면서도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경환 대표도 이런 점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성 대표는 교통방송을 ‘시민 방송’으로 규정했다. 그는 “교통방송은 재원조달을 서울시 예산으로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시영방송이다. 하지만 시 예산은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지 않냐”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서비스해야 할 대상도 시민이다. 우리는 교통방송 정체성을 시민방송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대표는 교통방송 직원들의 신분 문제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tbs직원들은 5년에 한 번씩 계약을 하기 때문에 신분의 불안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서울시 조례로 개정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바꾸겠지만 tbs직원은 대통령령과 행안부 예규에 따른 지방전임계약직 공무원 신분이라 서울시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교통방송을 독립기구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제대로 된 언론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독립법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대표는 “물론 재원의 대부분이 서울시 예산에서 나오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서울시와 시민이 함께 하는 민관협력의 통제 구조를 만들면 서울시가 방송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TBS 성경환 대표
 
즉 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를 만들어 서울시장이 교통방송 대표를 독단적으로 임명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면 일정 부분 서울시로부터의 ‘독립’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서울시와 시의회, 시민단체까지 참여하는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하는 구조를 만들면 누가 시장이 되어도 서울시가 마음대로 교통방송을 장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재정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 개입을 온전히 막을 수 있을까. 성 대표는 진행자 선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예전에는 프로그램 진행자를 선정하는데 외부에서 로비가 들어오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게 없다. 작년에 편성규약을 처음 만들면서 진행자 선정을 편성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인 독립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사장 선임구조나 방송 자율성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면 교통방송 ‘자율성’을 일정 부분 이뤄낼 수 있다는 것. 성 대표는 재정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재단법인 설립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원조달이 100% 자체적으로 되면 독립적인 방송을 만들 수 있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 교통방송을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서울시에서 일정 부분 재원을 부담하는 서울시 문화재단과 같은 식으로 독립법인을 만드는 것이 교통방송 독립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성 대표는 “서울시의료원, 서울보증재단 등은 모두 서울시에서 돈을 대지만 수익사업이 아닌, 시민을 위한 서비스 사업으로 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식으로 하면 교통방송 또한 완전한 독립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자율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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